한나라당은 12일 '7.11 개각'에서 일부 장관의 경질을 문제삼으면서 권력형 비리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제 등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 탄핵안 제출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관련된 `5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촉구하면서 이 후보의 임대아파트 `민생투어'에 대해 "조작.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 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로 맞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개각과 16대국회 후반기 원구성 종료 이후 성큼 다가선 재보선정국의 쟁점을 선점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세싸움의 성격이 강해 내주부터 본격화될 임시국회 일정과 맞물려 양당간 공방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송정호 전 법무장관은 청와대가 대통령 아들 비리와 관련, 수십차례 가한 압력을 듣지 않아 보복성 교체를 한 것"이라며 "이태복 전 보건복지장관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압력을 뿌리치지 못해 교체됐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부패의 진원지로 청와대가 지목됐고, 드러난 사실을 볼 때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탄핵까지 연결지어 이 문제를 다룰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임동원 청와대 특보와 신 건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민간인에 불과한 대통령 아들을 수시로 만나 뇌물성 떡값을 제공한 국기문란 범죄 혐의자"라며 이들의 해임과 사법처리를 주장했으며 당 권력형 비리특위(위원장 정형근)는 이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소속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국회 정보위는 앞으로 국정원에 대한 예결산심사때 판공비 내역을 전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안기부자금 총선 유용, 세풍사건, 이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의혹, 최규선씨로부터 미화 20만달러 수수의혹, 빌라게이트 등을 이 후보의 `5대 의혹'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회에서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맞섰다.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도 "세풍 아이디어를 내 실질적인 배후역할을 했던 석진철씨가 이회창 후보 캠프에 다시 합류했다"며 "석씨가 다시 세풍과 똑같은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데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 후보가 전날 임대아파트를 방문한 자리에 입주민이 아닌 젊은 신혼부부 두쌍을 참석시켜 '조작된 민생투어'를 연출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대통령 탄핵' 발언에 대해 "대단히 신중치못한 발언"이라며 "한나라당 당론인지 이 후보 생각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