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1일 단행한 개각은 오는 12월 대선을 공정관리하기 위한 `중립내각'을 출범시켜 권력형 비리와 서해교전사태에 따른 민심수습 효과를 거두는 등 다목적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교체, 후임에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인 장 상(張 裳)이화여대 총장을 지명한 것은 임기말 내각의 면모를 일신하고 국정운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총리에 발탁한 것은 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21세기는 여성이 국운을 좌우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를 발탁했다"면서 "장상 총리서리는 학자이자 교육자이면서 대학총장을 역임, 경영마인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내각을 효율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년2개월여간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해온 이 총리를 교체한 것은 정치권의 중립내각 요구에 호응하면서 김홍업(金弘業)씨 구속기소, 서해교전 사태 등으로 인해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개각은 김정길(金正吉) 전 법무부장관을 다시 법무장관에 기용하는등 전문가 출신을 다수 각료로 발탁함으로써 `일하는 실무형'으로 내각의 진용을 짜임기말 국정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의지가 반영된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이 장상 이화여대 총장을 새 총리로 지명한 것은 무엇보다 헌정사상처음으로 여성 총리를 탄생시킴으로써 내각개편의 의미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인사에 있어 `발상의 전환'을 선보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 총리 지명자는 그동안 일반행정 경험은 없지만 이화여대에서 학생처장, 인문과학대학장, 부총장, 총장 등을 두루 역임, 경영마인드를 갖추고 있어 향후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을 통할하는 `제2인자'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 대통령이 이한동 총리를 교체한 것은 무엇보다 연말 대선을 공정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천명해온 입장에서 정치권의 중립내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개각을 통해 김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요구해온 총리 교체를 수용했으며, 특히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교체를 요구한 총리, 법무장관,행자부 장관 가운데 행자부 장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사람을 교체했다. 송정호(宋正鎬) 법무장관을 교체한 것은 송 장관이 김홍업씨와 관련한 `선처 압력설' 등 구설수에 휘말린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후임에 김정길 전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은 김 장관이 99년 6월부터 2001년 1월까지 법무장관을 지내면서 무난히 법무행정을 이끌었기 때문에 대통령 두 아들의구속 등으로 어수선한 검찰과 호흡을 맞출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을 교체한 것은 서해교전 사태로 인한 책임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이와 관련, 박지원 실장은 "김 장관은 서해교전 이후 여러가지 논란이 더 이상군에 영향을 미쳐선 안되며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간곡한 뜻을 밝혀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개각은 전문가 출신을 다수 기용함으로써 내각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길 전 법무장관의 재기용, 한국통신 사장을 지낸 이 준(李 俊) 전 1군사령관의 국방장관 및 이상철(李相哲) KT 사장의 정보통신 장관 발탁, 김호식(金昊植) 국무조정실장의 해양수산장관 기용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개각에는 지역안배도 고려됐다. 총리, 장관(급) 7명, 차관급 2명 등 10명의 신임 인사들의 출신 지역을 보면 평북 1명, 전남 2명, 충북 1명, 충남 1명, 경북 1명, 서울 1명, 경기 1명, 경남 1명,강원 1명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밖에 김정길 전 법무장관의 재기용, 김성재(金聖在) 전 청와대 민정.정책기획수석의 문화관광장관 발탁, 김진표(金振杓) 정책기획수석의 국무조정실장 승진 기용등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을 중용하는 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됐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