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신업체 월드컴이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회계부정사건에 휘말려 큰 파문이 예상된다. 월드컴은 25일 내부조사결과 37억달러 규모의 회계부정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이는 미국의 기업회계 사기사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추측된다. 회사측은 2001년에 30억달러 이상이 자본지출 항목에 불법 계상된데 이어 올들어 지난 1.4분기에도 7억9천700만달러가 불법 계상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실적과 올해 1.4분기 실적을 전면 수정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지난 4월29일 취임한 월드컴 최고경영자(CEO) 존 시지모어는 "이번 사건으로 경영진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가장 엄격한 윤리기준에 맞춰 회사를 경영할 각오가 돼있다"고 다짐했다. 월드컴은 이같은 내부회계부정 사실을 감사인인 회계업체 KMPG LLP에 통보하고2001년과 2002년의 재무보고서에 대한 철두철미한 회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월드컴의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스콧 설리번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시지모어는 "고객과 종업원들에게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주고 싶다"면서 "약속대로 월드컴을 뿌리부터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내부회계부정 소식은 주가하락세와 통신시장 침체 및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등으로 휘청거리던 월드컴에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컴 주가는 이날 오후 26센트로 전날의 83센트에 비해 57%나 하락했다. 지난1월에는 1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320억달러의 부채와 매출 둔화 및 SEC의 조사등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SEC의 조사는 판매 커미션과 경영진 및 이사진에 대한 회사측의 대출, 고객 서비스 계약 및 퇴사한 종업원들의 인사기록 및 조직체계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특히 지난 4월 사임한 전 CEO 버니 에버스에게 회사가 4억800만달러를 대출해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올들어 월드컴의 장기신용등급을 이미 여러차례 강등시켰다. (잭슨(美미시시피州)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