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17일 '8.8재보선후 재경선 용의' 입장을 밝힌 뒤 당사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일 시간벌기, 전당대회 회피용이라는 의구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전당대회를) 해도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달 후보자격을 연장하겠다는 약은 셈을 갖고 말한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하고 "잔꾀나 술수가 아니다" "내가 뭘 끌고 가자는 뜻은 아무것도 없다"는점을 거듭 강조했다. --재보선이후 재경선 입장 표명 배경은. ▲당에 선택 카드를 하나 더 드린 셈이다. 잔꾀 굴리고 이해득실 따져 하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한 것이다. 시간벌기라는 의구심이 있으면 지금하죠. 그러나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재보선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도 전당대회개최가 중요하니 당장 해야 한다고 하면 하는 것이다. --재보선전에는 전대를 하기가 힘들다는 얘기인가. ▲저는 그렇게 본다. 전대를 열면 재보선이 표류하게 되고, 또 전대에서 어떤식으로 결정이 나건 재보선 이후 또 한판 더 하게 된다. --재보선 특별기구 제안은 후보가 책임지고 재보선을 치른다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대선) 선대위 발족에 유보적 태도를 표현한 것도 선대위 발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것도중요하지만 흔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먼저 받고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니냐. (재보선후 재경선 문제는) 어찌보면 내가 강한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닌가. 오늘아침 신문을 보니 대단히 문제가 크더라. 노(盧)가 심각하게 흔들린다는 것으로 보도했다. 그래서 여하튼 결판내자 그런 뜻이다. --그래도 여러 오해가 많은데. ▲내가 원하는 것은 표류하는 상황을 빨리 정리하자는 것이다. 치고받고 하지말고... 내가 뭘 끌고 가자는 뜻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α' 카드까지 드린 것이다. --일각에서 사퇴론이 제기되는데. ▲ 재신임이 부결되면 사퇴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 --한화갑(韓和甲) 대표 체제와 재보선까지 같이 가는 것인가 ▲한 대표 체제라는 것은 정확치 않다. 현 최고회의 체제다. 한 대표는 그중의 하나이다. --지도부 인책론은 불필요하다는 얘기인가. ▲지금 지도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 다음 문제는 당에서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후보 재신임 등 이런 걸 주관해야 할 당의 중심은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재보선용 특별기구가 당 지도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가. ▲재보선에 관해서만 얘기한 것이다. 2만명 대의원이 만든 지도부를 특별기구로대신하는 것은 안된다. 후보는 그야말로 대외적으로 내보낼 선수다. 선수는 부상하거나 기량이 떨어지면 출전하지 못한다. 경쟁력으로 후보를 재평가하는 데 전혀 이의가 없다. --재신임 얘기는 분란만 가중시킴으로써 공연히 한 것이라는 생각이 안드나. ▲그렇지 않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이 상황이 나쁠 것도 없다. 내가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해서 정치적 상황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지도가 급락 했는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아닌가. 있는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