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후반 43분 8강행을 결정짓는 천금의 결승골을 따낸 올리버 노이빌레(29.바이엘 레버쿠젠)는 '전차군단'의 장신 공격수 틈바구니에서 보기 드문 단신 스트라이커. 경기 내내 좌우 측면을 번갈아 가며 파고들던 노이빌레는 미드필더 베른트 슈나이더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으로 쏜살같이 치고 나가자 동물적인 감각으로 골문을 향해 뛰어 들었다. 독일의 파상공세를 찰거머리 수비로 차단하던 파라과이 중앙수비수 아얄라, 가마라의 대형이 잠시 흐트러진 사이 우측 코너 부근에서 슈나이더의 낮은 크로스가골지역으로 올라왔고 골문을 향해 달려들던 노이빌레는 땅에 한번 튀긴 볼에 지제없이 오른 발을 갖다대 칠라베르트를 꼼짝 못하게 한 채 네트를 갈랐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에다 독일 공격수 중에는 가장 좋은 발 재간을 겸비한 그를 믿고 선발로 출전시켜준 루디 푀일러 감독에게 화끈하게 보답함과 동시에전차군단을 결승고지를 향해 한발짝 크게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한방을 쏜 것이다. 171㎝, 64㎏의 왜소한 체구인 노이빌레는 유럽 지역예선 7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동안 카르스텐 양커와 미하엘 발라크 등에 밀려 후반 `조커'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양커를 빼고 처음부터 기용한 푀일러 감독의 용병술이 보기좋게 적중했다. 노이빌레는 이날 주로 파라과이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면서 중앙의 클로세와마르코 보데에게 수차례 센터링을 올리며 독일의 전반적인 공세를 이끌었다. 98년 몰타와의 경기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고 이날까지 A매치 31경기출장에 4골을 기록 중. 99년 분데스리가 로스토크 한자에서 이적료 450만 유로의 몸값으로 현 소속팀인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옮겼으며 올해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소속 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 동료인 발라크와 함께 크게 기여했다. (서귀포=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