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개막 16일째를 맞는 15일 '넉다운' 방식의 결승토너먼트에 돌입한다. 이제 단판 승부로 운명이 갈리기 때문에 더욱 공격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축구팬들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 경기 승부를 가려야 하기 때문에 전.후반 90분의 정규 경기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전.후반 15분씩의 연장전이 `서든데스(골든골을 넣는 팀이 승리) '방식으로 진행되고 총 30분간의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결승토너먼트 첫 날인 15일에는 '명가 부활'에 나서는 독일이 '끈끈함'을 특징으로 내세운 근성의 파라과이와 대결하고 '북유럽 돌풍'의 주역 덴마크는 조별리그에서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독일과 잉글랜드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지만 이번 대회에서 의외의 승부가 속출한 점을 감안하면 승부의 예단은 금물. ◆독일-파라과이(15시30분.서귀포/KBS-1,MBC,SBS) '전차군단' 독일의 위력과 파라과이의 끈기가 정면 충돌하는 이 경기는 결승토너먼트의 첫 테이프를 끊는 경기다. 득점왕 `1순위' 미로슬라프 클로세를 앞세운 독일의 공격력은 조별리그 3경기에 11골을 쓸어담아 최고의 화략을 자랑한다. 지역예선에서 잉글랜드에 대패하며 '녹슨 전차'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독일은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한 대이변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조별리그 최종전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3골을 몰아넣으며 기적적인 대역전극을 연출한 상승세로 맞불을 놓겠다는 기세다. 42세의 젊은 사령탑 루디 푀일러 독일 감독과 최연장자인 70세의 세사레 말디니파라과이 감독의 `지략 대결' 및 올리버 칸(독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파라과이)의 골키퍼 대결도 관전포인트다. `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가 현역 최고의 골키퍼 칸을 향해 프리킥을 날린다면 축구사에 두고두고 남을 명장면이 될 것이다. 독일은 디트마어 하만과 크리스티안 치게, 카르스텐 라멜로브 등이 경고누적과 퇴장 등으로 출장할 수 없어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에 전력의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덴마크-잉글랜드(20시30분.니가타/KBS-2,MBC,SBS) 프랑스, 아르헨티나가 탈락하면서 우승후보군(群)에 새로 이름을 올린 두 팀의 대결은 16강전 빅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갑작스런 변수로 인해 의외로 싱거운 경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득점왕 경쟁의 한 축에 자리하고 있는 덴마크의 '골잡이' 욘 달 토마손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수비의 핵 스티 퇴프팅이 왼쪽 발 부상으로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데니스 로메달과 조별리그에서 활약하지 못한 에베 산이 뒤를 받치고 있지만 토마손이 결장하게 되면 공격력에 커다란 틈이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덴마크가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애를 태우는 반면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베컴이 경기를 치르면서 완전한 컨디션을 찾고 있어 사기가 충천한 상태다. 하지만 잉글랜드에도 고민은 있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이 조별리그에서 몇 차례 골찬스를 엮어내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골잡이 역할을 해주지 못해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에게는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 세계 랭킹에서는 12위의 잉글랜드가 덴마크(20위)를 앞서지만 조별리그 3경기를 분석해 보면 객관적 전력에서는 덴마크의 공수 조직력이 오히려 잉글랜드를 앞선다는 평가다. 그러나 역대 대회를 통해보면 4강에 오르는 팀들이 초반에 부진했다가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잉글랜드가 이제부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잠자고 있던 제 전력을 보여줄 지도 관심이다. 신기에 가까운 베컴의 `프리킥 마술'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경기를 즐기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