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첫무대를 밟은 세네갈이 단숨에 16강이 겨루는 결승토너먼트에 진입, 월드컵 이변의 역사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1-0으로 침몰시키는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뒤 덴마크와 선전끝에 1-1 무승부에 이어 우루과이와 3-3 무승부를 기록, 덴마크에 이어A조 2위(승점5)로 16강에 사뿐히 올라갔다. 세네갈은 2연패를 당한 중국, 에콰도르, 슬로베니아 등 나머지 본선 첫 진출국들의 체면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카메룬의 대를 이을 새로운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아프리카 서쪽 끝의 옛 프랑스 식민지 세네갈. 세계랭킹 42위로 A조에서는 프랑스, 덴마크 등 강호들의 1승 제물로 일찌감치분류된 찬밥 신세였지만 조별리그가 끝난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테랑가의 사자들'로 우뚝섰다. 이번 조별리그 기간에 엘하지 디우프(랑스)와 살리프 디아오(세당)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로 이적계약을 맺었고, 알리우 시세(몽펠리에)는 버밍엄과 이적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등 사자들은 벌써부터 유명구단의 구애를 받고있다. 그러나 16강에 오른 세네갈의 앞길은 험난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오는 `죽음의 조'인 F조에서 생존할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중 한 팀과 8강진출을 놓고 사투를 벌여야 하는 것. 여기서마저 살아남는다면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개막전에서 1-0으로 꺾고 16강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까지 제쳐 8강까지 진출한 카메룬과 닮은꼴 신화를 이루게 된다. 세네갈의 급부상은 이미 지난해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모로코, 알제리등이 속한 C조 1위를 차지하고, 올해 2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대회 4강에서 나이지리아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예고됐다. 아프리카의 피에서 물려받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수비를 유린하며 골문으로 돌진하는 발군의 스피드, 아프리카팀에서는 보기드문 조직적인 수비진에다 확실한 스트라이커 디우프가 공격의 꼭지점에 서 있다. 23명의 본선 엔트리 중 21명이 프랑스리그에 소속돼있어 주전.비주전의 전력이상대적으로 고른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지난 6일 덴마크전 전반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경우나 아프리카네이션스컵 결승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카메룬에 우승을 헌납하는 등 20대 초,중반의 어린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상대의 신경전에 말려들어 어이없이 경기를 망치는경우가 많은 것이 흠이다. (수원=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