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편대로 월드컵 첫 승을 따낸다.' 히딩크호가 월드컵 개막과 함께 돛을 높이 올리고 월드컵 첫 승과 16강을 향해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첫 상대인 폴란드와의 일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오르면서도 이루지 못한 '1승'과 '16강'의 숙원을 이번에는 반드시 풀고야 말겠다고 벼르는 한국으로서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폴란드전을 이겨야만 그 모든 길이 열린다. 지난달 27일 경주에 훈련캠프를 차린 이후 연일 다듬은 날카로운 공격 역시 폴란드를 겨냥한 것. 거스 히딩크 감독은 조직력이 뛰어나다고 자평하는 폴란드 수비를 제대로 흔들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 공격수들의 체력 및 기술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뒤 최고의 파워를 낼 수 있는 공격라인 구상을 마쳤다. 우선 기본 포메이션은 3-4-3. 스리톱에는 설기현과 황선홍 박지성을 내세워 힘있는 상대 수비수들과 파워 대결을 하도록 할 작정이다. 노장 황선홍이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후반 중반 이전까지 중앙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 그러나 좌우 공격수로 낙점된 설기현과 박지성은 그동안 측면 공격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천수 최태욱을 따돌리고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천수와 최태욱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최근 프랑스전에서 그림 같은 골을 터뜨리는 등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 있는 설기현과 박지성에게 우선 믿음을 보내고 있다. 이천수와 최태욱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교체요원으로 투입해 경기흐름을 바꿔 놓는 조커 역할을 맡길 전망이다. 여기에 안정환도 후반 중반께 황선홍과 교체돼 마지막 쐐기를 박는 저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 2선에서는 이영표와 송종국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을 맡으며 중앙에는 유상철이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부상 중인 중앙수비수 홍명보가 선발 출장할 수 없거나 중간에 교체될 경우에는 유상철을 수비로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유상철이 빠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지킬 대안으로 이을용 윤정환 등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지막 고민거리마저 털어버릴 예정이다. 세계 최강 잉글랜드 및 프랑스와 맞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 축구대표팀.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1년반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넘어온 그들의 첫 승에 온 국민의 기대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