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우승 후보중 하나인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무승부를 기록,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21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IFA랭킹 12위인 잉글랜드와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박지성이 코너킥 세트플레이에 의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 당시 튀지니와의 평가전 무승부 이후 A매치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 행진을 이어가며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강적과 맞섰을 때 극도로 긴장, 조직력이 흐트러지고 수비 후방으로 길게 찔러주고 빠른 발로 기습 침투하는 공격에 자주 뚫리는 허점을 노출해 대회 개막까지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 모처럼 맞닥뜨린 강호 잉글랜드의 '기운'에 선수들이 바짝 얼어붙은 데다 훈련중 부상한 김태영을 대신해 송종국을 수비로 내리면서 평소 다져왔던 미드필더진의 조직력이 흐트러져 불안하게 출발했다. 양팀 통틀어 첫 슈팅은 전반 9분 이영표가 날렸지만 잉글랜드 아크 왼쪽에서 날린 중거리슛은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이영표의 첫 슈팅 4분 뒤 마이클 오언과 에밀 헤스키의 콤비플레이에 문전을 위협당한 한국 수비진은 무인지경에서 볼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이영표가 가까스로 걷어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미드필드 장악에 실패하고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지 못하는 허점이 계속된 가운데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에 휘청하던 한국은 전반 25분 결국 선제골을 내주었다. 헤스키가 아크 왼쪽에서 볼을 잡고 수비 사이로 찔러준 볼을 폴 스콜스가 골지역 왼쪽에서 슛을 날렸고 이운재의 발에 걸려 굴절된 볼이 문전으로 뛰어들던 오언쪽으로 향했다. 오언은 세계적인 '골잡이' 답게 미끄러지며 왼발로 볼을 골문에 집어넣었다. 한국은 전반 37분 홍명보가 기습적으로 공격진영까지 돌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약 30m짜리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잉글랜드 수문장 나이절 마틴의 선방에 걸렸다. 잉글랜드가 오언 등 주전 7명을 무더기로 뺀 것과 달리 한국은 선수교체 없이 후반을 맞아 적극적으로 미드필드를 압박, 기회를 노리다 6분만에 천금의 동점골을 따냈다. 이천수가 날린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장신 수비수 최진철이 수비 틈바구니에서 솟구쳐 왼쪽으로 헤딩 패스했고 이를 골지역에 있던 박지성이 몸을 날려 헤딩 슛, 그물에 꽂았다. 이후 동점골을 계기로 분위기를 바꿔 압박의 강도를 더한 한국과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추가골을 위해 다시 페이스를 높인 잉글랜드의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 11분 설기현 대신 안정환, 30분에 최태욱 대신 차두리를 투입해 역전까지 노려보았지만 더 이상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지난 16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넣은 안정환은 이날도 폭넓은 시야와 한 템포 빠른 슈팅으로 활기찬 플레이를 펼쳐 무르익은 기량을 과시했다. 한편 대표팀은 22일 파주 트레이닝센터로 이동, 26일 열리는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대비한다. (서귀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