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오는 22일부터 임단협이 결렬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각 연맹별로 잇따라 시기집중 연대파업에 돌입키로 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월드컵을 앞둔 이번 파업의 규모가 어느정도 될지, 과연 월드컵 때까지 파업이 이어질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계 움직임 = 민주노총 산하 연맹 가운데 파업 돌입을 결의, 쟁의조정 신청을 마친 곳은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민주택시노조연맹 등이다. 쟁의조정신청에 이어 조합원 찬반투표 등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곳은민주택시연맹 소속 143개 사업장을 비롯해 보건의료노조 소속 89개 병원, 금속노조산하 120개 노조 등이다. 민주노총은 22일 금속노조, 민주화학연맹을 시작으로, 23일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 산하 사회보험노조, 24일 민주택시연맹 등이 잇따라 가세하는 `시기집중 연대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26일 전국교직원노조의 대규모 전국교사대회와 서울 종묘공원에서 노조원3만여명이 참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노동탄압 중단 등을 강력히촉구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을 낸 87개 지부(3만2천여명) 가운데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한양대의료원, 경희대의료원, 고대의료원 등이 잇따라 조합원 찬반투표를통해 쟁의행위 돌입을 결의,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23일 오전 7시를 기해총파업 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의 경우 두산중공업, 통일중공업, 만도, 코오롱구미공장, 영창악기 등이 이번 파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는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지난 16일 산하 26개 지부가 쟁의조정신청을 낸데 이어 대의원대회(22일), 파업찬반투표(25일)등을 통해 이달말까지 교섭진전이 없을 경우 31일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또한 관광연맹 산하 100여개 노조도 각 지부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이달말총파업 투쟁에 돌입키로 하고 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 파업 돌입을 결의한 사업장들은 산별차원의 임금인상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공동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사업장별로 완전월급제(택시연맹), 비정규직 정규직화(관광연맹), 의료의 공공성 강화 및 인력충원 (보건의료노조) 등을 내걸고 있다. ▲총파업 규모 = 노동부는 파업 규모가 발전노조 파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난 4월 민주노총 연대파업 때의 10만여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일 오전 현재 모두 139개 사업장 2만7천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키로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면 파업이 83곳 1만7천700여명, 부분파업은 56곳 9천674명이며, 연맹별로는 금속연맹이 98곳 1만5천여명, 보건의료노조가 27곳 1만1천여명 등으로 집계됐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에 모두 390개 사업장에서 8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전망 = 노동계 파업의 선봉대 격인 금속노조의 경우 120개 사업장이 쟁의조정신청을 냈지만 총파업 때마다 수만명을 동원하며 무게를 실어줬던 조선업종과 자동차 3사, 대공장 등은 이번 파업에 가세하지 않는다. 이들 대규모 노조는 임담협 교섭이 늦어져 물리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상황이 아니며 월드컵 이후에 교섭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87개 지부 가운데 상당수가 파업을 결의했지만 상징적인의미가 있는 서울대병원의 파업 돌입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데 이어 23일 파업에들어가면 현행법상 중재를 거치지 않은 불법파업이기 때문에 노조 집행부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민주택시연맹 소속 사업장들은 택시 월급제 등을 요구, 부분적인 파업 가능성이점쳐지고 있지만 연맹에 가입돼 있지 않은 택시업체가 많은데다 정부가 택시부제를푸는 등 대책을 세울 경우 파업의 파괴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화가능성도 낮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한국노총 소속 관광연맹은 실제 쟁의조정 신청이나 사업장별 찬반투표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월드컵과 직접 연관된 업종이라는 점에서 반대 여론에 직면해파업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노조는 최근 협상에서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 상당부분 의견 차이가 좁혀지고 있어 구조조정 문제가 걸려있는 경남, 광주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파업이라는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계도 실제 월드컵을 앞둔 파업이라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어 파업 자체보다는 `파업돌입'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최대한 개별 사업장의 임단협을 유리하게마무리하는데 주력한뒤 월드컵 이후 2차 총파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계가 월드컵을 적극 활용해 이번주중에 총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최근 정부가ぜ?사용자측의 적극적인 교섭을 당부하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파업의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파업에 돌입하는 사업장들도 다음주까지 끌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용자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한다면 최대한 월드컵 이전에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하지만 일선 사업장에서 사용자측이 여전히 불성실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구조조정과 구속 노동자 문제 등이 얽혀있는 곳은 월드컵과 무관하게 분규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