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 쇼크"가 10일 한국증시를 뒤흔들었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 등 주요 종목에 대한 매도물량을 쏟아졌다. 특히 UBS워버그가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면서 외국인 매도공세가 강화됐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에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는 이날 7.73%의 낙폭을 기록했다. 작년 12월10일(8.29%)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지난9일에 이어 이틀째 UBS워버그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펀드청산설"과 유동성 위기를 비롯한 갖가지 루머가 나돌았지만 UBS워버그측은 이를 강력 부인했다. 엇갈리는 전망=UBS워버그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D램 현물가격 급락세를 감안,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58만원에서 4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강력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D램 평균 판매가격 추정치를 올해 3.1달러,내년에는 1.7달러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올해 단말기(휴대폰) 출하량도 보조금 금지 정책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떼제너럴(SG)증권도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조정했다. SG증권은 "2003년 하반기부터 D램 공급초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1백28메가 D램 평균단가 추정치를 11% 하향조정한 2.0달러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격 45만원은 유지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삼성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D램가격 변화에 덜 민감하다"면서 목표주가를 62만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했다. 외국인의 집중매도=삼성전자가 이틀째 외국인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UBS워버그에서 쏟아진 물량이 압도적이었다. 이날 UBS워버그창구를 통해 나온 매도금액은 삼성전자 1천2백87억원 삼성전기 1백40억원 삼성화재 23억원 삼성SDI 1백45억원 LG화학 39억원 등으로 주요 종목만 1천6백억원을 넘어섰다. 지난9일에도 UBS워버그창구에서 삼성전자만 9백31억원 순매도했다. 이틀째 강도높은 "팔자"물량이 쏟아지자 "펀드 청산설"등이 루머형태로 나돌았다. 그러나 UBS워버그측은 "매도주문은 다양한 계층의 고객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이들 루머를 강력 부인했다. UBS워버그 한 관계자는 "2분기들어 반도체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져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낮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지점에서는 자기매매 계좌가 없어 고객의 주문 외에 회사 자산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심상찮은 UBS워버그의 행보=UBS워버그는 지난6일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매수"의견을 냈다. 워버그는 그 당시 한국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주식은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제시했었다. UBS 워버그는 불과 3일후인 지난9일 전혀다른 분석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이유는 최근 반도체 D램의 현물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이 보고서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EPS(주당순이익)는 6만6천2백60원에서 5만3천3백98원으로 19.4%,내년 EPS는 7만3천2백57원에서 5만2천8백33원으로 27.9%나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도 42만원으로 내렸다. 이 회사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EPS를 6만6천2백60원과 7만3천2백57원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었다. 그때 UBS워버그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놀랍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또다른 의문점은 이 회사가 최근의 D램가격 약세의 영향아래 있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해선 "매수"의견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SK투신운용 장동헌 본부장은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를 많이 보지만 이렇게 단시일 내에 투자의견을 급변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박민하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