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째 하락해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900선이 무너진데 이어 오후 2시40분 현재 880선 마저 붕괴됐다. 코스닥시장은 아예 '패닉'상태에 빠져 투매 분위기가 5일째 지속되면서 76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주가 급락은 ▲미국시장 불안과 함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데다 ▲자금유출로 인해 투신권의 매수세가 약화됐고 ▲당국의 불공정행위 조사로 투자심리가위축됐으며 ▲하이닉스 매각문제 논란, LG그룹사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 등도 악재로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따라 중기적 상승추세가 무너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향후 2∼3개월 정도의 깊은 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장세에서는 가능한한 투자를 하지 않는게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했다.하락추세가 멈춘 뒤에 저점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 미국시장 불안이 직격탄 미국시장 불안이 한국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날 나스닥지수는 6일째 하락해 16.95포인트 떨어진 1,713.34로 마감됐다. 이는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시장이 불안해지면 미국 펀드들은 환매자금부담 때문에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7일부터 4일연속 사들여 모두 5천429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다 23일부터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새삼스럽지는 않다. 연초를 제외하고 외국인들은대체로 매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2월 3천200억원, 3월 1조1천100억원, 4월들어 6천400억원 등을 각각순매도함으로써 올들어 모두 2조원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은 9.11테러 직후에 한국시장에서`사자'쪽에 기울었다가 올들어 `팔자'로 일관했으나 주가상승을 막지는 못했다"면서"이는 기관과 개인이 매물을 무난히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개인과 기관은 경기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그동안의 전망에 대해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매도세에 강하게 맞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치는데다 3월 내구재주문. 신규주택판매 등의 지표가 악화되는 등 경제지표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에 대해 낙관할수 없는데다 최종소비나 투자도 회복기미가 나타나지않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률이올라가고 있다"면서 "미국경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증시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 주가조작 조사,LG화학 문제에 투자심리 위축 그동안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종합주가지수 1,000선의 조기돌파가 어려울 것이라는 투자들의 판단도 지수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제 주식을 매입해도 얻을 수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적지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당국이 벤처비리와 주가조작 등에 대한 조사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조사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다 다른 종목이 주가조작에 연루되면 연쇄적인 주가하락이 일어날 수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LG화학이 LG석유화학 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면서 LG그룹사들의 신뢰성이 추락한 것도 시장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들어 정국이 크게 불안해지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기추세 무너지나 장기적 상승추세는 살아있지만 중기추세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다는 견해가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20일 이동평균선은 이미 이달초에 무너졌고 지지선인 80선마저 붕괴됐다. 20일선은 이미 밑으로 향하고 있는 상태다. 종합주가지수는 20일선인 900선을 깨고 내려왔다. 아직은 20일선의 흐름이 상승세이지만 조만간 옆으로 기어가다 고개를 숙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3월초의 저항선이었던 850선이 다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마저 무너지면 추세적하락세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미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지지선을 말하기 어렵다고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락추세가 멈출 때까지 기다려보는게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권했다. 지지선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종합주가지수는 850∼860선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이고 코스닥지수는 전망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이런 장세에서는 기다렸다가저점을 확인한 뒤 낙폭과대 실적우량주를 낮은 가격에 매수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