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 연루의혹을 받고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 전 총경은 우선 직속상관인 이승재 경찰청 수사국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지난 12일 밤 최규선씨의 `대책회의'에 참석했고, 타이거 풀스(TPI)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 구체적인 주식보유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 전 총경은 타이거 풀스 주식 1만여주를 다른 사람이름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최 전 총경의 주식거래 내역을 정밀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최 전 총경의 주식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그는지난해 특수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최규선씨로부터 타이거 풀스 주식을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청 특수수사과 요원들이 지난해 1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작업을 하던국민체육공단을 찾아가 조사를 벌였다는 사실도 드러나 최 전 총경이 최규선씨의 청탁을 받고 부하들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 전 총경은 또 지난해 제약사 의약품 납품 비리를 수사할 당시 김희완 서울시정무부시장의 부탁을 받고 축소수사한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검찰은 이와 관련, 김씨가 이 과정에서 강남 C병원 원장으로부터 수사무마 청탁대가로 2억여원을 받아 최씨와 최 전 총경 등과 나눠 가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밖에 최 전 총경은 지난 98년 마이클 잭슨 공연 사기사건과 관련, 최씨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무혐의 처리했으며, 최씨의 부탁을 받고 S건설 유모 이사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최 전 총경은 `최규선 게이트'에서 조연이 아니라 최씨와 함께 주도적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한 `공동주역'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최 전 총경의 비리는 재산형성 과정에서도 일부 드러나고 있다. 최 전 총경은 지난해 6월 경기 남양주 고급 아파트(70평)를 구입했으며, 서울관악구 상도동에 지하 1층.지상 3층의 다세대 주택과 임야 등을 보유하고 있는 등재산이 10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 전 총경이 지난해 남양주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을 당시 최씨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최 전 총경이 `청부수사' 등의 대가로 최씨로부터받은 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지난 83년 공병장교(육군 소령)에서 경찰로 특채(경감)된 최 전 총경은 경찰 경력이 20년이 채 안되는 데다 총경급 연봉이 5천여만원에 불과하다는 점 등으로 미뤄10억원이 넘는 재산 형성과정은 선뜻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