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맥박이 다시 뛴다] '일진 에이테크'..폴리에스터 방사설비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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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 용연공단 4공구내 일진기계 공장안에는 초대형 선박엔진 프레임과 발전 설비를 가공하는 굉음이 울려퍼진다.
8천여평 규모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현대 두산 삼성 포스코등 국내 대기업에 전량 공급된다.
모기업인 일진 에이테크(ILJIN A-TECH)(대표.전영도)가 지난해 3월 증설한 일진기계는 불과 1년여만에 특수 산업용 기계제작및 가공분야의 간판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 4백여억원이 들어간 이 공장에는 대형선박용 엔진프레임류와 제철,제강설비,발전 보일러 등 초대형 특수산업용 기계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제작설비는 중견 중소기업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고가장비.물론 "기술이 곧 사람"이라는 전영도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일진에이테크의 출발은 지난 79년3월 서울 구로공단내의 소규모 공장에서 시작됐다.
기계공학도 출신인 전 사장이 일본 출장을 갔다가 캔을 들고와 국내에서 대량생산에 필요한 캔금형을 만든것이 화섬기계 엔지니어링 분야의 최고기업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5백억원을 넘어섰다.
본사인 일진에이테크에는 첨단 방사공정 기술 등을 연구하는 고급 인력 10명이 근무하는 연구소가 있다.
기술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전 사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곳이다.
이같은 기반아래 일진에이테크는 지난해 9월 산업자원부와 효성 등이 주도한 "폴리에스터 초고속 방사기술" 개발사업에 공동 참여,섬유분야의 핵심기술인 방사설비및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폴리에스터 방사기술이란 석유화학원료인 TPA와 EG로부터 실을 뽑아내는 기술.방사속도가 빠를수록 생산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러한 외양과는 달리 지역에는 그렇게 잘 알려져있지 않다.
"홍보에 신경쓰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기술개발에 힘써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 전 사장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진에이테크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최첨단 방사기술을 1백% 국산화하는 과제.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말 외국기술 의존율이 매우 높은 "탄성사의 초고속 권취장치"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이같은 사업성과는 전 사장의 "한우물파기식" 경영에서 일궈졌다.
전 사장은 창업이후 23년간 오로지 정밀기계 국산화개발에만 전념해왔다.
1년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이 주 목적이지만 첨단 기계제품을 국산화하겠다는 집념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지난 89년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을 평가받아 생산기술연구원으로부터 "정밀기술 1등급 공장"으로 인증을 받았다.
지난 96년 정밀기계 산업발전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에는 노조가 없다.
전 사장은 결제권을 대부분 홍중식 공장장(상무이사)에 일임하고 있다.
마케팅은 사장이 하겠으니 공장 경영과 생산.기술개발은 공장장과 사원들이 알아서 하라는 노사불이(勞使不二)의 굳건한 신뢰가 구축되어 있어서다.
일진에이테크는 오는 6월 일진기계 바로 옆에 2천여평 규모의 산업기계 제작공장을 추가로 준공할 계획이다.
최근 급증하는 주문물량을 차질없이 생산하기위해서다.
이 회사는 현재 울산 3개와 안양.서울공장 등을 합해 모두 5개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등 동남아는 물론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를 통해 6백여억원의 매출을 올려 중견기업으로서 기반을 완전히 다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052)260-9300 www.iljinatech.co.kr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