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는 금명간 이사회를 열어 소액주주들이 요구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 반대안건을 상정, 논의할 방침이다.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은 28일 경기도 이천본사 아미문화센터에서 열린 제54기정기주총에서 "매각협상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들의 뜻에 따라 곧 매각반대 안건을이사회에 상정하겠다"며 "이사회 논의여하에 따라 임시주총도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 모임인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연합회(의장 오필근)'의 긴급제안을 받아들여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 반대안건을상정, 표결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상법상 논란소지가 있는데다 표결방법을 둘러싼 회사측과 소액주주들의 이견으로 이를 취소했다. 박 사장은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긴급안건을 상정했지만 법률상 논란이 있는데다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며 "소액주주들의 뜻을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주주제안을 통한 긴급안건 상정은 주총개최 6주 전 전체 주식의 1.5%를 보유한주주들이 행사하도록 상법상 규정돼있다. 이에 앞서 연합회측은 출석주주.주식수 보고, 박종섭 대표이사 사장 인사말이끝난 후 발언권을 얻어 현 경영진에게 매각협상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D램 메모리사업 부문 매각을 반대하는 긴급안건을 주주제안 형태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연합회측은 "회사의 핵심부문인 D램 메모리사업 매각협상으로 시설투자가 지연되고 종업원과 협력업체는 불안에 떨고 있으며 반도체가격 상승으로 정당하게 평가돼야 할 주가는 폭락하는 등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커다란 손실과 불행을 안겨주고있다"고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번 주총은 2001년 재무제표와 이사보수 한도 승인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으나 소액주주들이 매각반대 입장을 관철시키려고 시도, 정상적인 안건처리가 지연됐지만 오후 3시께 두가지 안건 모두를 통과시키고 폐회했다. 소액주주들은 주총 개회직후 "마이크론으로의 매각은 헐값매각이자, 매국행위"라며 현 경영진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며 박 사장은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은 분명히 합의된 것이 없고 사인(SIGN)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며 "마이크론으로의 매각결정은 주주들의 몫"이라고 답변하는 선에서 질문공세를 비켜갔다. 박 사장은 또 독자생존 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소액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독자생존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실현해나가고자 하는 방향이지만 채권단의부채 재조정과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된 의결권있는 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10억1천100만주)의 55.9%인 5억6천만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천=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