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7일 900선을 돌파했다. 지수가 900선을 넘은 것은 2000년 3월29일(908.51) 이후 처음이다. 거의 2년만이다. 증시 강세는 ▲기관투자가들이 3월결산을 앞두고 핵심블루칩을 사들이는 `윈도우 드레싱'에 나선데다 ▲고객예탁금이 늘어나고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등 주식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하이닉스반도체.대우자동차.한보철강 매각문제 등도 성사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월드컵축구대회 이전에 종합주가지수는 1,000, 코스닥종합지수는 11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열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이번달을 포함해 6개월째 월단위 지수 양봉(월말이 월초보다 높은 경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86년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과도하게 올랐다는 뜻이다. 따라서 1.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중순까지 기다려보는게 현명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기업실적이 악화되면 주가는 떨어지므로 저가 매수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사고싶으면 경기에 민감한 핵심블루칩을 선택하라고 권했다. 외국인을 제치고 최대 매수세력으로 등장한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종목인 만큼 상승탄력이 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주가 왜 오르나 주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외국인 매도세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1조5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작년 9.11테러사태 이후 지난 1월말까지 순매수한 3조5천억원의 40%가량을 팔아치운 셈이다. 이는 그동안 급등한데 따른 이익실현과 함께 세계 경기의 회복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당분간 불가피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의 이런 매도세에 감히 대적하지 못했다.그러나 올들어서는 기관의 매수세가 외국인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시중자금이 기관투자가로 밀려오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기준 주식형 수익증권 유입액은 한달전보다 3조4천억원이 늘어났다. 게다가 고객예탁금도 한달 사이에 1조5천억원이 증가해 증시 유동성은 더욱 강해졌다. 신용융자도 한달만에 500억원이나 불어났다. 물론 이런 수급상황은 앞으로의 주가흐름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술적 분석상으로 저점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다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수의 추세적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한 셈이다. 게다가 하이닉스.대우차.한보철강 매각건도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러 투자심리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지수가 900선을 돌파한데는 3월결산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이 보유종목을 삼성전자 등 블루칩으로 채워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하는 이른바 `윈도우 드레싱'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약화된 것도 지수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상반기중 지수 1,000선 돌파 가능성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주가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등한데 따른 깊은 조정은 월드컵축구 개최 이후에나 현실화된다는 견해다. 한마디로 조정 가능성보다는 추제석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과거 월드컵을 개최한 6개국의 증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월드컵 개최전에 주가가 올랐다"면서 "따라서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도 상반기 1,000선을 돌파한 뒤 월드컵 개최이후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코스닥의 경우 2000년 9월말이후 저항선이었던 95선을 돌파하면 매물대가 거의 없는 만큼 110선까지 수월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월중순부터 발표되는 1.4분기 기업실적에 따라 지수가 다시 깊게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수출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금리가 오르고 국제유가도 연초대비 20%이상 상승한 것도 부담스런 요인으로 꼽혔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상승속도가 경기개선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면서 "미국 역시 설비투자가 확대돼야 회복세를 굳히는데,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종합주가지수는 연내 1,200선까지 상승할 수있다"면서 "코스닥종합지수는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속도에 따라 120선까지 올라갈 수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가능한한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핵심 블루칩중에서 경기에 민감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