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음달 필리핀에서 시작되는 양국 합동군사훈련에 한국과 일본이 C-130 수송기를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필리핀군 비밀문서와 필리핀 관리들에 의해 13일 밝혀졌다. 이와 관련, 필리핀 정책 입안에 관여하는 한 국방 관리는 미군을 제외한 다른국가들의 지상군은 군사훈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제안이 수용될것 같다고 전망했으나, 필리핀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수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디오메디오 빌라누에바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앙헬로 레예스 국방장관에게 보낸서한에서 미국이 오는 4월 22일부터 5월 6일까지 루손섬에서 실시될 예정된 양국 합동 군사훈련을 미국 주도의 다국적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하자는 제안을 해왔다며 자세한 내용을 보고했다. 미국은 또 한국의 C-130 수송기 4대와 일본 수송기 2대를 지원받아 미군과 장비를 공수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과, 10개국 다국적 참관단을 이 군사훈련에 초청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서한은 말했다. 다국적 참관단에는 한국과 일본 외에 호주,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싱가포르, 태국 등이 포함됐다. 빌라누에바 총장이 지난달 27일 서명한 것으로 돼 있는 이 서한에 따르면, 미군은 2천665명의 병력과 헬기 17대, C-130 수송기 9대, FA-18 전투기 4대 등이 훈련에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필리핀 관리들은 미국-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이 다국적 훈련으로 전환되면 중국을 비롯해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의 유대관계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위헌 문제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필리핀 헌법은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 등과 같은 협정이 아닌 경우 외국군과시설이 국내에 주둔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마닐라 교도=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