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선물옵션 트리플위칭데이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상승하며 연중최고치에 올랐다. 고객예탁금이 풍부하고 주식형 펀드에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등 증시의 자금유입 증가세를 바탕으로 기관 매수가 확대됐다. 특히 트리플위칭데이 경계감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하락하는 데도 장이 견조하게 진행되고 소비심리 개선, 장승우 예산처 장관의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진념 부총리의 '경기 본격 회복론' 등이 잇따르자 기관 매수에 자신감이 붙었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10포인트, 0.37% 오른 849.13으로 마감, 종가기준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86.96으로 0.36포인트, 0.42% 올랐다. 이날 종합지수는 선물옵션 만기에 대한 부담으로 오전 839대까지 밀렸으나 개인 매수에 힙입어 845 안팎에서 등락했다. 오후들어 기관 매수가 가담하면서 상승폭을 확대, 장중 854.48까지 오르며 지난 6일 기록한 850.61을 깨고 연중최고치를 새로 기록했다. 외국인이 엿새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선물옵션 트리플위칭데이에 따른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으나 증시주변자금 확대를 기반으로 개인과 기관의 매수욕구가 확대,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만기일을 앞둔 부담에도 지수가 보합권을 유지하자 기관 선취매가 강하게 유입됐다"며 "외국인 매도보다도 증시자금이 풍족하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기관은 오전까지 순매도를 유지하다 오후들어 순매수 전환, 71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나흘째 연속 순매수기조다. 프로그램 매매도 오후들어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비차익 1,722억원을 위주로 2,306억원에 달했고 매도는 비차익 1,386억원을 중심으로 1,753억원을 기록했다. 만기 직전의 코스피선물 3월물은 105.55로 0.45포인트, 0.43% 올랐고, 차근월물인 6월물은 105.75로 0.10포인트, 0.09% 올랐다. 3월물 미결제약정은 4만4,700계약으로 전날보다 1만계약 가량 줄었고, 6월물은 1만860계약이 증가했다. 지수관련 대형주는 하루종일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에 차익 매물과 경계매물이 집중됐다. 그러나 국민은행 등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고 옐로칩을 비롯해 대중주, 중소형주 등 주변주도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지수관련주를 포함하고 있는 전기전자, 전기가스, 통신업종만 약세를 보이고 나머지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데서도 장의 두드러진 특징을 엿볼 수 있다. 보험주는 요며칠 급등해서 차익매물로 하락했다. 상승종목은 418개였고 하락종목은 376개였다. ◆ 경기 긍정론, 기관 주도 기대 = 최근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회복에 따른 부동산 과열을 막으면서 증시 주변자금이 풍부해지고 경기낙관론으로 채권 메리트도 점차 감소, 증시 위주의 자금이동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지수가 연중최고치를 경신하고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6.35%대로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달러/엔이 129엔대로 다시 반등하고 닛케이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등 일본 변수를 포함한 국제금융시장도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국민연금,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 등 기관의 매수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만기일 변동성이 있으나 조정을 받더라도 수급호전을 바탕으로 향후 870선까지는 일단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선물옵션 만기일인 당일과 익일의 변동성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날 3월물 청산과 6월물 신규포지션 설정 등 롤오버가 활발히 진행됐고 프로그램 매매도 매수우위를 유지해 부담이 줄긴 했다. 기관이 매수여력 확충을 힘으로 비차익 매수를 늘려가며 상승흐름을 만들고 있으나 차익거래는 시장에서 위험없이 '공짜' 수익을 얻으려는 행위이므로 보유비용 등 적정 매도 시점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 선호주가 대부분 많이 오른 상태이고 만기일 이후라도 나올 물량은 나온다는 게 그간의 경험인 이상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기관화 장세가 시작되는 것처럼 증시자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파악된다"면서도 "그러나 만기일 이후라도 나올 물량은 나오므로 이미 오른 상황에서 바스켓이 아니라면 저평가 대형주로 초점을 잡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