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으로 무장한 3인조 강도가 은행금고를 털려다 실패하자 은행직원들의 지갑만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오전 8시8분께 복면을 한 3인조 강도가 K-2 소총으로 보이는 총기 2정을 들고 서울 중랑구 상봉2동 H은행 중랑교지점에 침입했다. 이들은 금고를 털려다 출근을 하던 은행직원 임모(40) 과장이 범행을 목격하고 달아나 경찰에 신고를 하자 직원들이 가지고 있던 돈 70여만원만 빼앗은 채 그대로 달아났다. ◆ 사건발생 = 9일 오전 8시8분께 K-2 소총으로 추정되는 소총 2정을 든 3명이 얼굴에 복면을 한 채 서울 중랑구 상봉2동 H은행 중랑교 지점에 침입했다. 이들은 은행 건물 뒤쪽으로 난 철제쪽문을 통해 은행으로 들어오던 여성청소부를 뒤따라 들어와 이미 출근한 이 은행 이모 지점장 등 직원 4명의 두손을 미리 준비해온 끈으로 뒤로 묶은 채 한쪽방으로 몰아넣었 뒤 금고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열쇠를 가진 직원이 출근해야 금고문을 열수 있다"는 이 지점장의 말을 듣고 열쇠 관리직원을 기다리던중 이후 출근한 최모 과장 등 4명도 같은 방법으로 차례로 두손을 묶은 뒤 이 지점장 등이 있는 방으로 끌고 갔다. 이들은 오전 8시26분께 출근하던 임과장을 출입문 입구에서 역시 소총으로 위협했으나 임과장이 "강도야"를 외치며 순간적으로 문을 열고 은행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임과장을 놓쳐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범인들은 금고문 열기를 포기하고 은행직원들의 현금 70여만원과 신용카드 등을 빼앗아 은행 뒤편 주차장에 일당 3명중 1명이 미리 대기시켜 놓은 흰색 싼타페 차량을 타고 그대로 달아났다. ◆ 범인 인상착의 = 범인들은 K-2 소총으로 추청되는 소총 2정을 들고 얼굴을 검정색 복면을 한 상태였으며 이들중 2명은 아래위로 진한 감색의 특수부대 차림이었다. 범인들을 목격한 임 과장은 "범인들 중 2명은 170∼175㎝ 정도의 신장에 몸놀림이 매우 민첩했으며, 20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자로 추정되는 이들중 1명은 서울말씨를 썼다"고 말했다. ◆ 피해상황 = 당초 범인들은 은행금고를 털려고 했으나 출근중이던 은행직원 임과장을 놓치는 바람에 금고는 포기하고 현금 70여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들어있던 은해 직원들의 지갑만 털어 달아났다. 범인들은 직원들의 양손을 미리 준비한 흰색 끈으로 뒤로 묶고 한쪽 방으로 몰아넣는 과정에서 소총 개머리판과 발 등으로 은행직원들을 구타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모 차장은 앞니가 1개 부러지고 이지점장등 수명은 얼굴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 경찰수사 = 경찰은 사건 발생 20분만인 이날 오전 8시50분께 범인들이 버리고 달아난 흰색 싼타페 승용차를 은행에서 700∼800m 떨어진 인근 주택가에서 발견했다. 싼타페 승용차에 부착된 번호판은 '광명시장'이 발급한 임시번호판으로 지난달 25일에서 3월2일 사이에 경기 일산에서, 차량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모 아파트에서 각각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들이 현장에서 실수로 흘린 것으로 보이는 5.62㎜ 실탄 한 발을 수거해 국방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또 은행에 설치된 폐쇄회로에는 이들이 소총 2정을 소지한 채 여유로운 동작으로 범행을 하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은 서울시내 전역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중랑구 상봉2파출소에 군.경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해 현장감식 및 탐문 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25일 수방사에서 발생한 k-2 소총 탈취사건 때와 같은 감색 특수부대 차림에 신장도 비슷하고, 범행에 k-2로 추정되는 소총을 사용한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수방사 총기탈취 사건과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군수사관계자들과 합동수사를 벌이고 있다. karl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