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 노장농공단지.코스닥 등록기업인 한국콜마의 제2공장이 자리잡은 곳이다. 지난7일 정오무렵.이 공장에 서울에서 온 8명의 "손님"이 도착했다. 이들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투신사 펀드매니저.이른바 "기업탐방단"이 이 곳을 찾은 것이다. 증권업계의 기업탐방은 말 그대로 상장사나 코스닥등록기업을 직접 방문해 회사의 "이모저모"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분석하기 위해 탐방에 나선다. 그들은 한국콜마 같은 제조업체의 경우 사무실만 방문,사업내용을 듣는 것보다 기업의 '생명줄'인 생산라인을 직접 확인하는 작업도 서슴치 않는다. 직원들이 일하고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몸소 '확인'하면 그만큼 생생한 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떻게 돈을 벌어들이느냐'입니다.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기업이 잘 굴러갈 수 있는 '밥줄'을 가지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죠.그걸 알기 위해서는 수시로 공장 견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주로 생산하는 화장품원료의 하나인 파우더를 빻는 기계 돌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콜마는 애널리스트의 이런 '검증' 작업을 다시 받을만한 계기가 있다. 현재는 코스닥 등록기업이지만 내달 중순께 거래소로 이전할 예정이다. 게다가 상장 이전에 일반 공모를 통한 증자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8명의 탐방단은 2시간여동안 공장과 연구소를 돌아본 후 세미나실로 모였다. 모두들 갖가지 색깔의 '물감 덩어리'(원료)가 몰딩등을 거쳐 매끈한 '총알' 형태의 립스틱으로 바뀌는 공정을 지켜본 뒤라서 그런지 흥미로운 표정이 역력했다. 회사측의 간단한 기업설명이 끝나자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매출원가,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률,차입금 비중 등 재무제표와 관련된 내용부터 확인해 나갔다. 이 회사는 화장품을 맞춤방식으로 생산하는 단순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업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을 직접 개발,세일즈에 나서는 ODM(제조자주도생산업체)임을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초점은 자연스레 ODM의 시장 전망으로 맞춰졌다. ODM 시장은 현재 어느 정도 규모이고,향후 성장성은 어떠한지,그리고 콜마의 위상은 어떤지 등등. 무수한 질의응답을 통해 이 회사의 주가향방은 '기술력'에 좌우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콜마가 기존 화장품업체를 압도할만한 기술력이 있다면 브랜드 메이커로 직접 나설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최고경영자(CEO)의 향후 비전과 맞물리는 물음이다.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관심있게 보는 대목도 바로 CEO의 역량과 비전이다. "CEO가 얼마나 확고한 비전과 추진력을 갖고 있는지,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기업탐방의 의미가 없겠죠" 증권계 관계자들의 기업탐방이 요즘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소형 우량기업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까지 '종목 커버리지'(정기적으로 실적등을 추정 분석하는 대상기업)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예전같으면 관심을 두지도 않았을 코스닥 중소형업체까지 탐방을 다니라고 회사측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리서치센터장이 직접 신규등록업체를 찾아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