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대의원들의 재추대에 수락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체육계 주변에서 벌써부터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최근 사면초가에 몰린 김회장이 대의원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회장직을 계속수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21세기 한국스포츠를 이끌어 갈 체육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현재로선 지난 달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기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된 박용성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용성 IOC 위원은 두산중공업 회장, OB맥주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에서 굵직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지만 체육계에서도 그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있다. 지난 96년 IJF 회장에 선출돼 국제스포츠계의 거물인사로 떠오른 박 위원은 컬러 유도복을 도입하는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지난 해 재선에 성공하며체육 행정에도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박위원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집행위원 등을 맡아 체육계의 마당발로 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위원은 IOC와 IJF를 발판으로 국제 무대에서 '김운용 회장 사퇴'이후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고취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용성 위원 말고 한국 스포츠를 이끌 수장으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몇몇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회장은 최근 FIFA 회장출마설이 나돌 뿐만아니라 기업가, 정치인으로 숨돌릴 틈 없이 바쁜 활동을 펼쳐 대한체육회를 맡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나머지 몇 몇 인사들은 국내에서 오랜 기간 체육계와 인연을 맺어 왔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이다. 결국 김운용 회장의 사퇴이후 대한체육회장과 KOC 위원장은 `박용성 위원 대세론'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