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 문제를 포함한 남북한 초보적 군사신뢰조치(CBM) 구축 방안에 대해 공동전략을 마련해 대북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김국헌(金國憲.육군소장) 국방부 군비통제관은 27일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해 6월이후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신뢰조치 구축문제를 연구하는 `공동연구팀'을 발족시켰다"면서 "이를 통해 최근 CBM에 관한 문제는한.미가 함께 협의해 나간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간에 대북 군사현안을 풀어가는데 있어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둘러싼 지금까지 한국의 역할 분담론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남북한 군사 문제에 미국의 개입을 제도화한 것으로 풀이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미 공동연구팀은 1단계 연구를 통해 ▲신뢰구축 협의 강화 ▲군사분야 교류.접촉 확대 ▲정전체제 준수 ▲우발적 충돌.오해 예방 조치 방안 등 모두 32개 사항을 마련, 청와대와 국방부, 외교통상부를 비롯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국무부, 국방부 등에 각각 보고했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방한기간(지난 19~21일)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매우 훌륭하다. 잘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으며, 슈워츠사령관은 오는 3월 5일 미국 의회에 공동연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는 CBM과 관련, 이행가능한 조치들을 우선 논의했으며, 특히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사항을 세분화, 구체화했으며, 이들 조치를 상황을 봐가며 북측에 제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양측은 그동안 북한이 제의한 군사 신뢰조치 사항도 의제에 포함해 함께 연구하기로 했으며, 대북 협상 주체와 상관없이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 공동연구팀 미측 대표인 티모시 도노반(해병 준장)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은 "우리의 연구 결과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고 생각하는지 듣기를 원한다"면서 "앞으로 미-북 대화시 공동연구안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측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관련, 1단계(초보적 군사신뢰조치) 공동 대응방안이 도출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위험 제거(2단계), 한반도 군축(3단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4단계) 방안 마련 등 단계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는데도 합의했다. 이밖에 양측은 CBM을 북측에 전달하는 것이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적절한 시기와 방안을 협의해 북측과 대화에 나설 예정이며, 국제 군비통제세미나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국제적인 여론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