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철강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수입규제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지난해 과잉설비투자로 인해 20년래 최저가로 폭락했던 철강가격은 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인해 올들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한달여만에 10-15%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최근 수출용 열연코일의 가격은 t당 200달러로 지난해 12월의 175달러에 비해 14.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가격상승 징후는 지난해부터 미국업체들이 자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부시행정부에 가하던 최고 40%의 관세조치 압력을 다소 완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던컨 맥린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철강가격 급등세는 관세부과요구의 논리적 근거를 줄이고 있다"며 "만약 대통령이 ITC의 권고안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20%이상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또 최근 철강가격 급등에 따라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코러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66%나 올랐으며 뉴코와 살츠지터도 각각 40%와 21%의 주가상승을 기록했다. 앵글로더치 관계자는 "철강산업의 경기는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업체들은 이미 수주가 넘칠 정도"라고 말해 수입규제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급등으로 산업전반의 회복을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훌리헌 로키 하워드 앤 류킨의 빌 펠루치브스키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가격급등은 미국의 수입규제압력에 따른 것"이라며 "만약 이같은 위협요소가 사라진다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연말에는 경기회복으로 인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미국 철강업계는 가격폭락으로 인해 파산과 공장폐쇄가 잇따르자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무거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지난해말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부에 관세와 쿼터부과를 요구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