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9일 여야의 폭로전 대치속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만으로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이다 중도에 산회하는 등 이틀째 파행했다. 이와함께 여야는 이날도 '막말' 수준의 비방.폭로전을 계속함으로써 대선경쟁에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한반도 긴장과 한미정상회담 등 국가적 대사를 외면하고 정쟁에 매달려 정치권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대정부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여야 어느 한쪽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당분간 여야 갈등속에 정국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부친의 과거 친일.좌익 의혹을 제기하고,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이라고 주장하는 등 서로 색깔론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전날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의 대정부질문 발언 파문과 관련,민주당은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김무성(金武星) 윤두환(尹斗煥) 의원이 물리적으로 발언을 저지하려 했다며 이들 의원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서울지검에 고발하고 이들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징계동의안을 국회 윤리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도 송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징계 동의안을 윤리위에 제출하고 김경재 의원에 대해서도 사법적인 제소방침을 밝히는 등 여야의 정쟁이 법정소송으로 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올 양대선거를 앞두고 선거전략 차원의 당리당략에 휘말린 감정싸움으로 정치금도를 상실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북미갈등과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이고 월드컵대회 100일을 앞두고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이필요한 때에 여야가 무차별적인 폭로전과 감정싸움을 벌이며 국회 안팎에서 가파른대치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국회 무익론과 정치 혐오론이 다시 무성해지고 있다. 이날 야당 단독의 본회의에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비난한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의 발언중 `악의 화신' `선전포고' 등의 대목을 속기록에서 삭제한다고 밝히고, 송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원들의 몸싸움에 대해서도 "의원생활 39년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고 구두경고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이날 오전 의장실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협의했으나 민주당이 송 의원 발언을 저지한 야당 의원들과 한나라당의 사과를 요구한 것을 한나라당이 거부, 결렬됐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진행하는 것은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폭력행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호도하고사과를 거부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여당은 당당히 본회의에 들어와 발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 현승일(玄勝一) 이병석(李秉錫),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의원 등은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여당의 대북 햇볕정책을 비판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했으나 정부측 답변을 듣지 않고 산회했다. minch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