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40)은 국내 증권업계의 간판급 이코노미스트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탁월한 거시지표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증시 변화를 민첩하게 읽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종합주가지수가 540~550선에 머물던 지난해 10월말 미국 달러화의 통화량 증가에 따른 유동성 장세를 점치면서 올 1.4분기중 750선을 뚫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었다.


이는 보기 좋게 적중됐다.


임 팀장은 설 연휴 이후의 장세에 대해 "현 조정은 미국 엔론사태에 따른 이벤트 성격이 짙다"며 "따라서 상승추세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720~740선을 저점으로 삼아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전체적으로는 "3분기에 1,000포인트 돌파를 위한 강한 시도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4분기 이후에는 약세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현재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증시는 미국 '엔론사태'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다.


9.11 테러가 하드웨어적 테러였다면 엔론사태는 소프트웨어적 테러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다시 싹트면서 투자자들의 과매도를 불러오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장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조정이 오래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엔론사태는 어차피 정치적으로 타협을 볼 사건이다.


미국 증시도 충분히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본다.


이를 감안하면 설 연휴기간중 미국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


국내적 요인에서는 미국 시장 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설 연휴 이후 2월안에 720∼740을 기점으로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3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예고된 '대란(大亂)'이 현실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본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지난해 초에도 제기됐던 것이다.


만약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야기될 국제적 혼란을 감안할 때 일본 정부와 미국 등 주요국의 협조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 대만 시장의 일본 의존도가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는 '디 커플링(de-coupling) 현상'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증시 전망은.


"지난해 9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유동성 장세가 올해 증시에서도 가장 큰 축이 될 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의 유동성 증가와 금리 인하 효과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은 9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과거 추세를 보면 미국 달러화의 세계 유동성과 종합주가지수는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경기바닥이 확인되면서 주가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장세와 함께 대세 상승론도 만만치 않은데.


"경기가 바닥을 찍긴 했으나 회복 속도와 폭은 그리 가파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곡선도 대문자 V형보다는 소문자 v형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가 내년보다 더 희망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3분기중 1,000포인트 돌파를 위한 강한 시도가 있을 것이나 4분기 이후에는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예상 히트종목은.


"올해 증시의 주도세력은 외국인이 될 것이다.


투자신탁 등의 기관은 개인자금 유입 속도 등을 볼 때 보조 세력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실적 호전주가 강력한 상승 탄력을 보일 것이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IT(정보통신)업종 대표주와 국민은행 조흥은행 등 은행주, 현대백화점 등 내수 우량주를 꼽을 수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