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와 외국인·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를 업고 종합주가지수 8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5일 연속 상승 페달을 밟아 770을 뛰어넘으며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주일간 상승률이 9.3%(66.21포인트)나 된다. 이 기간중 외국인과 기관은 ''쌍끌이 매수''로 지수를 견인해 증시는 전형적인 대세상승 국면으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그린스펀 효과 =최근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 주원인이다.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10일 연속 9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가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총 5천4억원을 주식 순매수에 쏟아넣었다. 여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의장의 상원 연설이 기폭제가 됐다. "미국 경제가 성장 징후를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기업의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그린스펀의 발언은 실업수당신청건수 소비자신뢰지수 산업생산 등에서 간간이 엿보이던 경기회복 사인에 신뢰감을 실어줬다. 한국투신운용 조영제 사장은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게 여러가지 실물지표로 확인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기업실적 개선이 뒷받침될 경우 증시 자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전형적인 불(Bull)마켓 랠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악재는 없다 =증시 에너지는 어느 때보다 충만한 상태다. 고객예탁금 증가세가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조∼11조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 관련 간접상품에도 지난 10일 이후 완만하나마 꾸준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5일 현재 순수주식형과 혼합형 펀드 설정액만 55조4천7백35억원에 이른다. 연초 수익률을 실현시키기 위한 환매가 이어졌음에도 불구, 작년말보다 1조3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국민은행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사상 최고 수준의 외국인 지분율 등으로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거의 씨가 마른 상태여서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 박윤수 전무는 "외국인은 현재 이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종목의 유통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경우 대형주의 폭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에 따라 시장 전체 분위기가 급속히 호전되며 상반기내 지수 1,000 돌파를 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형주는 ''바이 앤드 홀드'', 저평가 후발주 주목해야 =외국인과 기관의 최근 매매패턴에서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한 밸류에이션(valuation)이다. 이를 기반으로 업종내 대표주보다 PER(주가수익비율)나 PBR(주당순자산비율)가 낮은 2,3위주를 선취매하고 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시가총액이 큰 업종 대표주가 이끈 랠리 후 업종내 저평가 종목의 추격 상승이 예상되는 국면"이라며 "당분간 철저히 PER 등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종목별 수익률게임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올 증시의 화두는 실적호전 등의 턴어라운드(turn-around)형 종목이 될 것"이라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 철강 화학 건자재 등 소재주와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재기에 나서는 종목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하.김현석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