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가 "마침내 침체에서 벗어날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미 경제에 "단기적으로 (여전히) 심각한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발언한데 비해 훨씬 낙관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 상원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 경제가 마침내 회복을 향한 특별한 전환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경제가 언제라도 회복될 수 있는 상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되고 있는 것도성장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경제의 확고한 회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면서 금융시장이 회복 속도에 실망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의 24일 발언은 오는 29-30일 올들어 첫 소집되는 FRB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비치는 것이다.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가 그린스펀의 상원 발언이 나온 후 58명의 경제전문가를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7명은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는 연방기금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앞서 조사에서는 51명 가운데 19명만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방기금금리는 지난해 모두 11차례 인하돼 현재 1.75%다. 그린스펀 의장은 "솔직히 말해 본인이 앞서 판단했던 것보다 시장 상황이 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회복세가 (마냥)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개월간의 침체 상황에서도 민간 소비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면서 이는 뒤집어 말하면 "경제가 앞으로 회복될 수 있는 잠재력이 그만큼 강하지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현재 5.8% 수준에 달한 높은 실업률도 "당분간 상승하면서 회복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측통들은 그린스펀이 자신의 샌프란시스코 발언에 대해 월가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미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번에 이처럼 밝은 면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 감세를 지지하며 미 상원이 지난해 심리를 완료하지 못한경기부양책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질된 경기부양안은 지난 23일 미상원에 재상정됐다. 메릴 린치 뉴욕사무소의 브루스 스타인버그 수석연구원은 "FRB의 통화완화 정책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니치 캐피털 마켓츠의 스테픈 스탠리 연구원도 "미 경제에 대한 그린스펀의 평가가 훨씬 더 낙관적으로 나왔다"면서 따라서 "금리가 내려갈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린스펀의 상원 증언은 주간 실업수당 첫 청구자수가 지난 6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권위있는 미시간신뢰지수도 1년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치솟은 가운데 나왔다. 또 필라델피아제조업지수 역시 1월중 예상을 뒤엎고 지난 14개월 사이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