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정부ㆍ 정당ㆍ 단체 합동회의」 호소문을 통해 밝힌 ''3대 호소''와 `3대 제의''는 남한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밝힌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남북관계가 일시적인 냉각기에서 벗어나 금강산관광을 매개로 남측의 2002년 월드컵과 북측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아리랑''을 연계하는 거족적인 민족화합에 대한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측은 ''3대 제의'' ''3대 호소''라는 형태로 총괄적인 대남제의를 한 셈이다. 북측은 이날 합동회의에서 ''3대 제의''와 ''3대 호소''를 구분했으며 △주한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및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와 같은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요구사항들을 ''3대 호소''에 포함시켰다. 이는 남측 당국의 재량권을 인정하면서 이들 요인을 제거시킬 것을 ''호소''한 것으로 이들 조건이 남북 당국간 대화나 민간 차원의 대화 및 접촉의 장애가 되지 않음을 밝힌 셈이다. 따라서 이날 합동회의 호소문의 중점은 ''3대 호소'' 보다는 ''3대 제의''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3대 제의는 앞서 밝힌 △6.15남북공동선언 철저 이행과 △남북관계 진전과 조국통일운동 활성화 △평화와 통일 장애 요인 제거 등 `3대 호소''를 이행하는데필요한 구체적인 방법론의 성격을 지닌다. 북측은 "중대과제(3대 호소)를 온 겨레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려는 일념에서"라며 △통일의 문을 여는 날(6월15일)과 △단합. 통일 촉진의 해(올해) 및 △운동기간(5∼8월) 등을 제의했다. 북측은 6월15일을 `통일의 문을 여는 날''로, 올해를 `우리 민족끼리 단합을 도모하고 조국통일을 촉진하는 해''로 지정함으로써 당국간 대화는 물론 민간 차원의대화와 각종 접촉 및 남측내 통일운동을 활성화하는 `전방위 남북 단합''을 제시한것으로 볼 수 있다. 남측 당국의 호응이 있을 경우 금강산관광 사업 확대와 올해 남과 북에서 열리는 월드컵 및 아리랑 공연 등을 계기로 올해 남북간에는 대화와 접촉, 교류가 전례없이 빈번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북측의 합동회의에서는 또 `우리 민족끼리''라는 의미가 거듭 강조됐으며특히 남측에서 올 연말 치러질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보고와 호소문에서 두 차례 언급된 사실이 주목된다. 양 부위원장은 보고 말미에 "남조선에서 누가 집권해도, 어떤 정권이 나온다고해도 남북공동선언은 변함없이 고수되고 철저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호소문에서도 같은 내용이 반복 제시됐다. 이는 올해 남측의 대통령선거와 관계없이 6.15선언의 계속성이 보장돼야 함을강조한 것이다. 북측이 이날 회의와 호소문에서 `우리 민족끼리''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지난해 조지 W.부시 미정부 출범 이후 진전되지 못한 남북대화를 적극 개선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