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와 경복고. ''고교 평준화'' 이전의 두 명문공립고교가 14일과 15일 나란히 신년 교례회를 가졌다. 이번 신년회에는 경기고 출신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경복고 출신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 등 여야의 대선 예비주자들이 대거 참석,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동문들의 세를 과시했다. 14일 힐튼호텔에서 있은 경기고 신년회에는 이 총재를 비롯,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인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과 고 건(高建)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법과 원칙이 살아숨쉬는 반듯한 나라를 건설하고 국민 대통합과 화해의 시대를 열자"고 역설했고 참석자들은 ''이회창'' 연호로 답하는 등 대선모임을 방불케했다. 15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경복고 신년회에는 이인제 고문과 한나라당 대선예비주자인 김덕룡(金德龍) 의원,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다. 이 고문도 이날 신년회에서 동문들에게 정치색이 덜한 짤막한 내용의 인사말을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교 모두 이번 신년회가 정치행사가 아닌데다 특정학맥 중심의 세과시에 대한 사회 일각의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듯 신년회 고유의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양교는 이회창 총재, 이홍구(李洪九) 전총리, 박찬종(朴燦鍾) 전의원(이상 경기고), 이인제 고문, 이한동 총리, 김덕룡 의원(이상 경복고) 등이 경합을 벌인 바 있어 올 대선에서도 두 학교간 대결이 재연될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