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이 안정된 수급 여건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국채 선물도 외국인 매수세로 이틀째 상승해 전고점을 뚫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는 전날 발언으로 투자 심리가 안정되며 그동안 주가 상승 부담으로 매수를 미뤄왔던 세력이 매수에 나섰다.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실업률이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발표도 금리 하락을 거들었다. 1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14%포인트 내린 6.00%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6.09%로 갭다운 출발한 후 오후들어 주식시장이 약세로 전환하자 추가 하락했다. 5년 만기 국채 2001-10호 수익률은 6.82%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내렸다. 오는 14일 5년 만기물 국고채권 입찰이 실시되면 과월물이 됨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강했다. 회사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전날보다 0.13%포인트 하락한 7.03%, 11.19%로 마감했다. 국채 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0.53포인트 오른 103.55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7만1,625계약이었다. 투신과 은행권은 매도세를 보였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선물값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는 순매도세를 지속해 주식시장 자금이 선물시장으로 환류되는 모양이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주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맥선물의 임용식 과장은 "3월물이 103.40선에 걸쳐 있는 20일선을 뚫음에 따라 다음주도 추가적 상승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국채 입찰, 미국 경기지표 주목 = 오는 14일에는 7,600억원 규모 5년 만기 국고채 입찰이 실시된다. 규모가 크지 않고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는 채권 시장 유동성을 고려할 때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5년 만기물이 강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한 데 따라 입찰 강세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유승곤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입찰 부담이 크지 않다"며 "주 초반 장세가 우호적으로 지속되는 데 일조할 것"이라 말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12월 생산자 물가가 발표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전달 0.2% 하락에 이어 0.6%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자물가 핵심지수는 전달 0.1% 증가에 이어 12월에도 0.2%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다음 주 15일 소매판매, 16일 기업재고, 실질소득, 산업생산, 베이지북, 17일에는 주택 착공건수, 그리고 18일에는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 등의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이들 경제지표는 최근 경기 호전 추세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이미 경기 호전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오히려 이들 지표 가운데 하나라도 기대에 어긋나게 발표된다면 금리 하향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