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 법무부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 등 진승현씨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 신 차관과 진씨, 로비스트로 알려진 최택곤씨,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2차장 등 주요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신 차관 수뢰의혹과 관련, 辛-陳-崔 3자의 관계는 최씨가 진씨 회사의 고문을 맡아왔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서로에 대한 당사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향후 대질신문 등을 통한 검찰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여기에 김 전 차장이 진씨 구명활동을 벌였고, 신 차관의 수뢰의혹과 이에관한 언론보도 등과 관련돼 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면서 게이트 수사의 또다른 핵심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우선 최씨와 진씨는 14대때 경북에서 여당 의원을 지낸 김모씨의 소개로 알게됐는데 작년 1월 ROTC 중앙회 간부를 하던 최씨가 사무실을 구하던 차에 김씨가 건물주인 진씨를 연결시켜줬으며 최씨는 지난 8월까지 진씨 회사의 고문으로 일했다. 신차관-최씨의 경우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점은 둘다 인정하지만 첫 만남의 시기와 친밀도에 대한 진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씨는 "신 차관이 서울지검 2차장(94-95년)때 작고한 부산 출신 정치인 이모씨소개로 알게 된 이후 줄곧 만나왔다"고 주장했지만 신 차관은 "작년 초에 우연히 알게 돼 정보수집 등의 목적으로 4-5차례 만났으나 나를 팔고다니기도 해서 주의를 준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차관-최씨, 최씨-진씨의 관계는 결국 신차관-진씨의 관계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 대목에서 진씨는 최씨가 동석한 가운데 신 차관과 지난해 5월 처음 서울 P호텔일식당에서 만났고 이후에도 1-2차례 더 만났다고 검찰조사에서 진술했다. 신-진씨의 만남을 최씨가 주선했고 나중에는 3자가 동석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 진씨 진술이다. 그러나 신 차관은 "진씨와 만난 기억이 없다"며 진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고있다. 진씨의 양대 핵심 로비창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 차관과 김 전차장의 경우 요직인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라는 직책을 고리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진씨 내사를 계기로 적대적인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 주변의 말이다. 진씨가 검찰에서 본격 내사를 받기 시작한 작년 8월께 신 차관은 사건이 걷잡을수 없이 커지자 진씨 구명을 사실상 포기한데 반해 진씨와의 친밀도가 상대적으로 컸던 김 전차장은 검찰의 선처 거부에 불만을 품으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는것이다. 이에따라 신 차관의 수뢰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고 의혹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는 과정에 김 전차장이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소문도 있다. 김 전차장과 진씨와의 관계형성 과정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 김 전차장이 작년에 직접 대검을 방문, 진씨를 사위후보라고 밝히고 불구속 선처를 부탁한 점에 비춰 보통인연은 아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