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삼성전자를 앞세운 반도체주와 장비업체 주가가 폭등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연중최고치로 밀어올렸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제휴 발표가 촉발한 세계 반도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전날 미국 증시를 달궜고 이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증시를 폭발시켰다. 전날보다 13.58포인트 오른 663.48로 출발한 주가는 670선과 680선, 690선을 차례로 뚫고 작년 9월1일(691.19)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내 주가가 700포인트를 뚫고 75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높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공급 조절 효과는 있으나 아직 수요 증가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반도체주 상승에 편승한 지수 폭등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D램 경기회복 전망에 반도체주 폭등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에 힘입어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작년 9월 이후 15개월만에 26만원선에 올라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주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제휴에 따른 업황개선 기대감으로 강세를 이어오다 전날 미 증시 급등에서 모멘텀을 받아 폭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47%나 뛰었고 이에 힘입어 나스닥 종합지수도 3.06% 오르며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로 업계 출혈경쟁이 사라지고 D램가격이 상승해 업체들의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역시 반도체 경기회복 전망과 삼성전자가 전날 발표한 1조원규모의 시설투자 계획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 디아이,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케이씨텍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날 반도체주 폭등으로 증시분위기도 대폭 호전돼 지난달 680선을 찍고 밀려난뒤 지지부진하던 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40포인트 이상 폭등하며 690선에 올라서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최근 30% 넘게 단기급등한데 따른 피로감으로 4%대의 상승에 그쳤다. 마이크론과의 제휴로 살아남을 길은 마련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협상 타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 삼성전자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조정 전날 미 증시에서는 UBS워버그가 반도체 장비주문이 바닥을 찍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주가의 급등을 촉발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42만원으로 파격적으로 높였다. 국내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 상향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목표가를 기존의 24만원에서 30만원선으로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의 박정준 애널리스트는 26만원에서 30% 이상, 한투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도 37만원으로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이닉스가 덤핑을 자제하며 D램 스팟시장 물량을 줄이고 있고 삼성전자가 12월 고정거래가격을 올리는 등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투증권 민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가 덤핑자제와 D램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삼성전자는 내년 주당순이익이 10% 내외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임 애널리스트는 "D램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재가 잇따르고 기술주의 특성상 상승세가 폭발하기 시작하면 여세를 몰아가는 경향이 있어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반도체 장비업체에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회복 전망과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등이 모멘텀이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에서 이날 급등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업체의 경우 업체별로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TFT-LCD관련 업체가 가장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