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이틀만에 1,270원대 진입, "횡보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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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만에 1,270원대로 재반등했다. 장 막판 급락했던 전날과 정반대의 양상이 전개되면서 크게 상승했다.
시장 심리는 하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으나 수요가 우세한 수급상황이 포지션이 모자란 상태에서 환율 상승을 유도했다.
증시 강세, 외국인 주식순매수 전환, 월말 네고 등 하락 요인이 우세했음에도 전날 막판 하락세는 연장선상에서 이탈했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시사도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 시중의 물량 부족이 달러매수세력에 힘을 실었다.
일단 급등락을 경험한 상태에서 다음주 거래는 일단 위축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공급설 등이 나오고 있으나 확인 전까지는 쉽게 달러매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1,270원을 중심으로 한 위아래 5∼10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원 오른 1,273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 박스권 장세 예상 = 하락추세가 아직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나 섣불리 1,260원 아래로 밀고 내리기엔 정부의 개입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다음주에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현 수준인 1,260∼1,280원의 박스권 범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는 막판에 달러되팔기가, 오늘은 달러되사기로 장이 뒤집어졌다"며 "오전만 해도 월말이고 증시 강세로 달러매도(숏) 마인드가 강했으나 실질적인 물량 공급이 따르지 않음으로 인해 포지션이 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심리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이라 다음주에는 은행권이나 업체들이 몸을 사릴 것"이라며 "FDI자금 유입이나 오페라본드 발행에 따른 달러 공급이 이뤄질 것인지 여부를 살피면서 1,265∼1,275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다음주 주식에 주목하면서 횡보할 가능성이 많다"며 "달러/엔은 124.70엔을 뚫기 전까지 달러/원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고 절대적인 매수에 나설 레벨은 1,250원대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주 거래가 1,260∼1,280원 범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 월말 요인 희석 = 월말을 맞아 업체 네고물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점이 달러매도(숏) 플레이의 힘을 꺾었다. 역외세력도 장 후반 매수에 무게를 두면서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최근 반등을 주도했던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는 희석됐다. 오전중 증시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에 따라 매도에 무게를 뒀으나 오후장에는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매도 공백을 야기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16억원, 22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 다음주 초 전날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맞물려 달러공급 요인으로 상충될 전망이다.
증시도 전날에 비해 15.03포인트, 2.39% 오른 643.89에 마감했다. 환율 하락 요인이었으나 최근과 달리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2분 현재 123.96엔으로 뉴욕 마감가인 123.83엔보다 소폭 올라선 수준. 이날 일본 10월 실업률이 5.4%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엔화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인이 있었지만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달러/엔의 124엔 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과 같은 1,269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거래가 1,268원에 체결됐으나 9시 33분경 1,269.90원까지 반등, 오전중 저점과 고점을 차례로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69원을 축으로 위아래 소폭 등락하는 혼조세로 일관하며 1,269.1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내린 1,269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낮춰 2시 19분경 이날 저점인 1,267.5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추격매도세가 나오지 않자 소폭 반등한 환율은 1,269원을 축으로 수급공방을 펼치다가 포지션 정리를 위한 달러되사기(숏커버)로 3시 7분경 1,270원을 기록한 뒤 차츰 올라 4시 18분경 이날 고점인 1,273.70원까지 다다랐다.
장중 고점은 1,273.70원, 저점은 1,267.50원으로 변동폭은 6.20원.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1,7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2,0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7,800달러, 2억7,410달러가 거래됐다. 다음달 1일 기준환율은 1,269.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