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들을 잡아라' 중국 축구대표팀이 2002 월드컵 경기대회중 3 경기를 한국에서 치르게 됨에 따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유례없는 중국 특수를 기대하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9.11 미 테러사태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숙박업소 등 관광업계도 월드컵대회 기간에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올 것이 예상됨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부산-중국인 좋아하는 삼계탕 식단 포함 지도 부산시의 경우 2억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조성한 상해거리에 종합관광안내소와 휴게시설, 영상홍보실,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내년상반기 중에 갖출 계획이다. 시는 부산-상하이-후쿠오카 관광벨트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 3-4월께 안상영 부산시장이 후쿠오카 시장과 함께 상하이를 방문,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현지에서 관광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시는 관광협회, 여행사, 호텔 등과 함께 부산을 소개하는 홍보물에 한자를 병기해 중국 여행사 등 관광업소에 배포하기로 했으며 도로표지 등 각종 공공 표지판에도 한자를 병기하기로 했다. 시는 관광음식점들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삼계탕 등을 식단에 포함시키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 호텔들은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자 객실에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와 커피포트 등을 비치했다. ◈제주-장쩌민 주석 등 방문 중국에 널리 알려져 중국이 한국에서 월드컵대회 예선경기를 치르기로 결정되자 제주도내 관광 업계는 대회기간 중국인들이 제주로 대거 몰려와 특수를 맞지 않을까 크게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의 조편성 원칙에 따르면 중국이 제주에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돼 도내 관광업계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설령 다른 지역에서 예선 경기가 치러진다 해도 제주도가 상대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제주를 경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5년 장쩌민 주석이, 98년 후진타오 부주석이 제주를 방문한데 이어 최근에는 창커런 중국 문화부장 특별조리(차관급)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문화부 대표단이 제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서귀포시는 중국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캐러왔던 서불(西市. 市는 슬갑 불)이 마애명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정방폭포 일대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인 관련 유적관광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는 다음달부터 서불과지(서불이 이곳을 거쳐갔다는 뜻) 유적지 조성사업에 들어가 월드컵대회가 열리기 이전까지 이 일대 4천여㎡에 서불 관련자료를 전시하는전시관과 공연장, 정자 등을 조성키로 했다. 또한 지난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월드컵대회 설명회를 연 바 있는 제주도와 문화단체 등은 대회기간에 제주해녀 공연과 민속공연, 바다축제 등 이색적인 문화행사를 계획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차우진 사무국장은 "지난달 중국 현지에 제주월드컵대회 설명회를 하러 갔을 때 베이징TV와 CCTV 등이 앞다퉈 전국에 보도하는 것을 보고 중국인들이 제주에 대해 많은 호감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더욱 힘쓰고 숙박 및 관광기반시설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 제주관광이 전기를 맞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올들어 상하이.칭다오 직항노선 개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 중국대표팀이 한국에서 세 경기를 갖게됨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는 올들어 대구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상하이, 칭다오 직항노선이 개설된데 이어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내년 봄 베이징과 선양 노선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대구.경북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짜임새 있고 알찬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섬유.패션 ▲환경.생태 ▲건강.한방 ▲전통.문화 ▲역사 ▲쇼핑 등 6개 테마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시는 두류공원의 관광정보센터와 동대구역 등 4개 관광 안내센터를 통해 대구를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테마 프로그램을 제공해 실속있는 관광을 할 수 있도록안내할 계획이다. 또 월드컵축구경기장을 비롯해 관광지의 안내판과 도로 표지판에는 한자를 함께표기하고 중국 관광객 전용식당 및 숙박시설을 지정하는 한편 관광홍보물을 제작해배포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인근 월드컵 축구 개최도시인 대구와 울산, 부산지역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월드컵 관광코스를 개발해 권역별로 차별화 된 관광홍보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는 불교(경주), 유교(안동), 가야유적(고령) 등 역사 문화탐방 3개 코스를 비롯해 체류기간별 2개 코스, 해양.산업탐방 2개 코스 등 7개 관광코스를 개발키로 했다. 경북도는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베이징과 칭다오에서 경북관광 설명회를 열어 내년 월드컵 대회기간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성과를기대하고 있다. 월드컵 대회 기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경주 보문단지에서 상설 국악공연을 개최하고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공연한다. ◈호남-전주에 차이나타운 조성 광주시와 전남.북도는 주 1회로 돼 있는 광주-상하이(上海) 직항로 운항회수의 증회 건의와 함께 전주 차이나타운 조성, 광주권의 음식점 및 쇼핑센터, 전남권의유명 사찰, 전북 남원의 광한루 등 명소.유적지를 연계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키로 하고 공동개발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 또 관광지의 안내판과 간판에 한자를 함께 표기하고 중국 관광객 전용식당 및숙박시설을 지정하는 한편 관광홍보물도 공동제작한다. 고재유 시장이 이끄는 광주시 민.관 합동사절단은 지난달 11-16일 중국을 방문,상하이에서 중국 동방항공 관계자와 만나 지난 7월부터 주 1회 운항하는 광주-상하이 노선의 주 2회 운항을 적극 추진하고 선양(瀋陽)시장은 선양-광주 전세기 취항을적극 검토키로 합의한 것도 월드컵을 앞둔 중국 관광객 유치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경기장을 갖춘 광주시와 전주시는 중국 여행업계 대표와 관광업무 담당공무원, 언론계 인사 등을 초청, 호남지역의 관광여건을 설명하고 백화점.신용카드및 휴대폰 등록시 보증금 면제 등의 혜택과 숙식.편의시설 등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 초 완산구 다가동 다가 파출소 일대에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겠다는전주시의 계획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다가 파출소 일대는 1940년대부터 중국 산둥(山東)반도 등지에서 건너온 화교 100여 가구가 중국음식점 등 각종 점포를 운영하며 생활해 왔으나 최근에는 상권이침체되면서 화교들이 떠나 지금은 20여 가구만 남아 있다. 시는 이곳에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중국식 현문을 세우고 각 점포마다 홍등을내거는 한편 중국가요를 정기적으로 방송해 관광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또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인 유치기획단을 곧 중국 쑤저우(蘇州)와 베이징(北京), 상하이 등지에 보내 현지 기관과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방침이다. 시.도는 중국팀이 6만-10만명의 관광객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월드컵기간 중국 특수(特需)에 대비하는 한편 그동안 부진하던 입장권 판매난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도 관계자들은 "오는 12월 1일 부산 월드컵 조 추첨에서 중국이 광주나 전주경기에 배정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이렇게만 되면 중국 특수의 상당부분을호남에서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관광객 틈에 섞여 들어 올 불법체류자를 차단하기 위해 출입국 관리소와긴밀히 협력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도 노력하기로 했다. ◈대전-중국어 배우기 열풍 중국이 2008년 올림픽을 유치한데 이어 WTO에 가입하면서 시작된 중국어 배우기열풍이 2002 월드컵경기대회 중국경기의 한국 개최로 가열되고 있다. 29일 대전지역 학원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새로운 개척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중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늘자 영어, 일본어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어학원들이 최근들어 중국어 강좌를 신설하고 있다. 둔산지역의 A어학원의 경우 영어.일어 강의만 전문으로 하다 지난 2월 중국어강좌(8개반)를 신설, 수강생 유치에 나섰으며 유성의 B어학원은 중국어 전공의 대학생들이 수강생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 중국어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성인들이 부쩍 증가한 상태다. 한편 자녀들에게 일찍부터 중국어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문화센터의 경우 다음달 1일부터 어린이와 성인 대상의 중국어 강좌 2개를 각각 신설,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강좌의 경우 학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미 정원을 크게 초과한 상태며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의 중국어 강좌도 20명 정원의 어린이 중국어 강좌에 1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강좌를 추가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전 선화동의 C어학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 특수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수강문의 전화가 부쩍 증가한 상태"라며 "중국어수강생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점차 일본어 수요가 중국어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전시는 최근 중국이 월드컵에 처녀출전하면서 한국의 친척 등을 통해 상당량의 입장권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중국인 대상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월 1일 조추첨에 따라 중국이 대전에서 경기를 할 경우 홍보사절단을 구성해 중국내 자매돕첼?파견,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 대덕연구단지 내 각 연구소를 관람과 공주와 부여 등 백제문화권을 포함한 1박2일 코스의 시티투어를 개발해 운영하고 유성온천지역 등 관광특구지역에서도 먹거리 장터와 각종 문화행사 등 볼거리를 제공해 중국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경기.인천-수원은 33% 확률,인천은 실망 내년 6월11일 A조 경기가 열리는 수원은 중국이 A,B,C조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중국경기가 열릴 확률은 33.3%. 그러나 중국경기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온 인천시는 중국의 3그룹 배정으로 중국경기를 유치할 수 없게 돼 크게 낙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애버랜드측과 테스크포스를 구성, 오전엔 화성투어를 오후엔 애버랜드 관광을 제공할 프로그램 개발중이다. 평택과 천진항을 오가는 카페리를 통해 오는 중국인들을 끌어들일 방법도 연구하는 한편 수원시 화교 밀집지역인 세류동 화교학교 인근과 경기도청 앞 화교경영유명중국집 등을 차이나타운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또 숙박업소 소개 등을 위해 수원 거주 화교들을 자원봉사자로 영입하고 월드컵본선 조추첨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축구전문기자 18명을 오는 30일 수원시청으로 초대, 이같은 계획을 홍보하고 월드컵구장을 둘러보게 할 계획이다. 반면 인천 월드컵추진단은 중국 경기 유치에 대비, 인천 송도지역에 2천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텐트촌 조성과 경기 후 중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민속공연 등을 따로 기획했으나 중국경기 유치무산에 따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월드컵추진단은 그러나 중국인들이 월드컵경기 관람을 위해서는 다수가 인천국제공항이나 인천항을 통해 입국해야 하기 때문에 인천의 관광.교통.숙박시설의 우수함을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천월드컵추진단 관계자는 "비록 중국경기를 유치할 수 없게 돼 실망스럽지만인천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점을 부각하는 등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나경택.윤대복.심수화.홍정표.박성우.김종량.윤석이.백승렬.강종구 기자 = sshwa@yna.co.kr inyon@yna.co.kr kt@yna.co.kr swpark@yna.co.kr jongyang@yna.co.kr yoon@yna.co.kr jphong@yonhapnews.co.kr chan@yna.co.kr okyee@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나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