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가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2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에 투입했던 자금을 최근 집중적으로 회수하는 한편 주가가 조정을 받자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말 제일투신 등 4개 투신운용사에 투입했던 2천1백억원의 자금을 지난 27일과 28일 전격적으로 환매했다. 이에 따라 투신사들은 주식을 내다팔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곧바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로인해 지난 28일엔 투신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현·선물을 동시에 매도(프로그램 순매수를 감안할 경우)에 나서 '기관 작전설'이 나돌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주가가 급락하자 다시 증시에 자금투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날 현대투신 서울투신 등 중소형주형 펀드를 운용할 투신사 및 투자자문사에 9백억원을 집행했다. 국민연금은 이번주 초 마이다스에셋 KTB자산운용 등의 자산배분형 펀드에 1천2백억원을 집행했고 28일에도 중소형주형 펀드에 9백억원을 투입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하반기 주식투자분 6천억원 중 순수주식형 3천억원을 제외한 절반이 투입 완료됐다. 각 운용사 및 자문사들은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10일 동안 나눠 주식을 사게 된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오는 12월1일과 12월21일에도 국민연금 자금 3천8백억원과 3천억원의 만기가 각각 돌아온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 자금도 순차적으로 회수,자문형으로 바꿀 방침이어서 다음주 초 주가는 또 한번 국민연금에 의해 출렁거릴 전망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신규 투입한 자금은 주로 우량주에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최재혁 이사는 "중소형주형 펀드들은 그동안 유통주식 수가 적어 기관이나 외국인으로부터 소외됐던 종목들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소형주형 펀드 운용사들은 국민연금과의 계약에 따라 편입종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삼강 등 롯데그룹주와 동양제과 대덕GDS 영원무역 조선내화 계룡건설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 중소형주를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초 투입될 순수주식형 펀드를 운용할 예정인 코스모 투자자문의 김정기 이사는 "시장 자체가 바닥을 다지고 강세장(bull market)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자금의 70∼80%는 인덱스로 구성하지만 나머지는 현재 업황이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 반도체 화학업종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영춘·박민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