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조금씩 레벨을 낮추며 장중 여드레만에 처음으로 1,280원선으로 진입했다. 개장초 최근의 변동성이 위축된 흐름을 유지하다가 환율 반등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흘러내리는 장세를 보였다. 시장 주변여건도 하락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외국인은 주식순매도롤 돌아섰으나 개장초에 비해 매도규모를 줄였으며 국내 증시가 하락 조정을 보이다가 반등한 것도 영향을 가했다. 외국인 주식자금,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 등 물량 공급도 최근에 비해 늘어났다. 이기호 경제수석이 오전중 김대중 대통령 유럽 순방길에 100억달러를 유치하겠다는 발언도 상승이 어렵다는 심리를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도 추가 물량 공급여부에 따라 1,280원 하향 돌파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이 함께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내린 1,280.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86원에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한산한 흐름 끝에 1,285.50/1,287원에 마감, 최근의 국내 시장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었다. 전날보다 0.50원 내린 1,282.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82.80원으로 올라선 뒤 레벨을 낮추면서 9시 35분경 1,282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1,282원선에서 옆걸음만 거닐다가 11시를 넘어서면서 물량 공급이 커져 11시 59분 1,280.8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82.50원부터 다양한 경로로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래쪽이 편하다는 심리가 여전하며 증시 움직임과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리만 가지고 밑을 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오후에는 1,280원이 지지되는 가운데 달러되사기가 나와도 1,282.50원 이상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워낙 정체돼 있어 급작스럽게 아래쪽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 매물, 외국인 주식자금, 네고물량으로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하다"며 "주식시장이 반등한 것이 달러매도를 강화했으며 오후에는 이같은 흐름을 연장해 1,280∼1,284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저점을 낮추는 흐름속에 은행권에서도 보유물량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으며 역외세력도 매도에 동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물량 공급 여부가 1,280원을 둘러싼 공방의 관건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8분 현재 거래소에서 173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8억원의 매수우위다. 그동안의 순매수 기조를 일단 차단했다는 점에서 매물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았으나 지난 이틀동안 2,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분 일부가 공급됐으며 오후에도 부담을 가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최근 오름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큰 폭 하락, 122.62엔에 마감했으며 도쿄장에서 같은 시각 122.74엔으로 소폭 오름세나 반등 기운이 강하지 않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