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과 반대로 하락했다. 이번 주 환율이 상승과 하락을 하루걸러 반복하는 모양새다. 주가 강세와 1,000억원을 넘어선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으로 하락세였으나 1,296원 밑으로의 흐름은 억제됐다.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이정표가 주어지지 않는데다 수급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일 뿐 한쪽으로 크게 쏠림이 없었다. 다음주에도 큰 폭의 변동은 자제되는 가운데 저점을 다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1,295원부터 마련된 지지선에 대한 하향 돌파 시도가 있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내린 1,296.70원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거의 1,296원선에 붙박았다. 이번 주 환율은 마감가 기준으로 1,294∼1,298.30원의 고작 4.30원 범위에서 등락하는 지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 연장선 상에 선 레인지 장세 = 다음주에도 최근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장세가 예상된다. 아래쪽으로 다소 밀릴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큰 폭으로 내려서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가와 외국인 순매수 등과 함께 수급상황이 환율 하락폭을 좌우할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다음주에도 수급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공급 우위속에 저점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강해지면서 하락 압력이 다소 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90원 초반은 다소 지지되는 양상속에 1,300원대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수급은 균형을 이뤘고 포지션도 달러매수초과(롱)과 달러매도초과(숏) 양쪽으로 다 있다"며 "아직 시장을 움직일만한 특별한 변수가 없다는 점이 매수와 매도 양쪽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도 큰 변화는 어려울 것 같고 1,294∼1,30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큰 변수없는 주변여건 = 국내외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이 하락 여건을 조장했다. 그러나 환율 움직임을 확대할 만한 변수로서는 작용하지 못했다. 수급 상황은 한쪽으로 기울임없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 1,297원 위에서는 네고물량과 보유물량 처분이 이뤄진 반면 1,295원선에서는 결제수요가 버티면서 하락을 막았다. 은행권은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 정리외에 큰 움직임은 없었으며 전날 상승을 주도했던 역외세력은 관망세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내림세를 띠며 121엔대로 재진입, 오후 5시 현재 121.58엔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미국에서 발표되는 실업률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악화된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로 인해 한때 121.38엔까지 하락했다가 증시 강세로 낙폭을 줄이며 122엔에 마감한 바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한산한 거래속에 소폭 올라 1,299.50/1,301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90원 낮은 1,297.1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7.20원으로 올라선 뒤 반등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9시 44분경 1,296.2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눈치를 살피면서 1,296원선을 거닐다가 10시 34분경 1,297.30원으로 고점을 높인 뒤 주로 1,297원을 축으로 좌우횡보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96.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55분경 1,297.20원까지의 틈틈히 올라선 뒤 1,296.20원까지 되밀렸다. 한동안 1,296원선을 배회하던 환율은 달러매도세가 일시적으로 나오면서 3시 30분경 1,295.70원까지를 저점을 낮췄으나 이후 국책은행의 매수세로 1,296원선으로 반등했다. 장중 고점은 1,297.30원, 저점은 1,295.70원으로 변동폭은 1.6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주식순매수를 보이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85억원, 14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다. 환율 낙폭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음주 초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4,9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6.0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달러, 4억7,860만달러가 거래됐다. 3일 기준환율은 1,296.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