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가 증시안정을 위한다며 '자율적'으로 결의한 '매수우위' 기간에 국내 증권사의 순매수금액은 외국계 증권사보다 훨씬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스닥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은 순매도를 보였으나 외국계 증권사는 매수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매수우위 결의기간인 지난 17∼24일(6거래일) 증권업계의 상품주식 매매현황을 집계한 결과 국내 정회원사(36개사)의 순매수금액 합계는 285억원이었으나 외국계 증권사 19개사 국내지점의 경우 445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17일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470선이 무너지자 국내 증권사들은 결의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순매수금액이 97억원에 그쳐 지수방어에 도움이 못됐지만 외국계 증권사는 1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테러사태로 연일 폭락한 이후 처음으로 급반등했던 18일에는 국내 증권사는 무려 6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외국계 증권사는 44억원 매도우위에 그쳤다. 정부는 자율결의후 매도에 치중하는 것은 '시장기만행위'라며 강력한 제재를 공언했으며 증협은 다음날인 19일 2차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매수우위를 다시 강권했다. 그러나 이날 외국계 증권사는 223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장을 떠받친 것과는 달리 국내 증권사는 소극적인 매매에 나서 62억원의 매수우위를 간신히 유지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의 코스닥시장 배제는 외국계 증권사에 비해 훨씬 심했다. 이 기간 국내 증권사는 코스닥시장에서 10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외국계 증권사는 오히려 5천만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거래소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증권사의 매매방향은 일치했으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 18일과 24일 외국계 증권사는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국내 증권사는 순매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모 증권사 상품운용 담당자는 "증권사 상품주식이 증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순매수결의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면서 "성과도 미미한 결의를 했다가 제재가 무서워 해제하는 것도 우스운 짓"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