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추곡수매가를 동결하기로 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쌀 재협상이 열리는 2004년 이후에는 현행 약정수매제를폐지하고 시가로 매입.방출하는 `공공비축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쌀 재고가 계속 누적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논을 다른 작목으로 전작하거나 휴경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는 `생산조정제'를 도입, 직접적인 감산정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갑수 농림부장관은 4일 농림부 대회의실에서 `시.도 부시장과 부지사 회의'를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2004년 WTO 쌀재협상에 대비한 쌀산업 중장기대책'을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휴경논에 생산을 유도하는 등 정부가 직접개입하는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미질(米質) 중심의 신품종을 개발하고 벼품종 보급체계를 다수확종에서 고품질 품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질이 좋은 쌀이 추곡수매에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수매등급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추곡수매가를 안정화시킨 데 따른 쌀값 하락으로 발생하는농가 소득감소분은 논농업직접직불제의 보조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또 수확기 산지 쌀값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질 경우 하락분의 일정분을 보상하는 `미작경영안정제'를 2003년부터 시행하는 등 다양한 직불제 도입을 검토하기로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쌀 수매량과 수매가를 국회 동의를 받아 결정하는 현행 약정수매제를 없애고 공공비축제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04년이전에 우선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안종운 농림부 차관보는 "2004년 쌀 재협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정기조를 전환하고 사전에 여러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농민단체 및전문가 등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