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탤런트보다는 CF스타로 익숙한 한고은(25)이 주말드라마의 여주인공역을 맡아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오는 9월15일부터 방송될 KBS 2TV「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극본 최윤정. 연출 김용규)에서 한고은은 첩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살아가는 서화연으로 등장한다. 상대역인 유명 야구선수 덕구(정준 분)를 자신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야망의 '화신'. 경기도 양평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한고은은 "다중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이기 때문에 기존의 섹시하고 건강한 한가지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것. "화연의 성격이 저와 많이 닮았어요. 제가 여자로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매력과 함께 그 동안 연기해보지 못했던 표독스러움, 남자같은 거친 모습 등을 선보이게 될 겁니다." 한고은의 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네번째다. 「LA아리랑」,「해피투게더」,「메디컬센터」등 줄곧 SBS에서 작업을 하다가 출연계약 문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에 KBS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CF모델로 한껏 주가를 높여왔던 것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관계로 나오는 부정확한 발음과 어색한 연기가 문제였다. 한고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는 듯, "아직 제가 연기자로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말한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 한고은'이라는 말을 듣는데 부끄러움이 없도록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요. 대본분석과 TV모니터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는 박정수, 한인수, 양금석, 김세윤, 박인환, 여운계, 양희경 등 내로라하는 중견연기자들이 총출연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드라마. 이는 한고은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오랜 경력을 가진 선배연기자들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저같은 초보연기자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죠.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달라요. 선배연기자들로부터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있습니다." 그는 "선배연기자들이 정말 학교에서 수업하시던 선생님들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한고은은 현재 KBS 2TV「연예가중계」의 MC로도 활약중이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있다고 말하지만 CF, 오락프로그램 MC 등 갖가지 제의가 많이 들어와 혼란스러울 듯도 하다. "어제가 오늘을 만들고, 오늘이 내일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단지 오늘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번 드라마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죠." 한고은은 최근 인기댄스그룹 GOD의 리더 박준형과의 열애를 인정하면서 연예가의 뉴스메이커 가운데 한명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결혼설까지 떠돌고 있는 형편. 하지만 한고은은 "결혼계획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두 사람 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라는 것. "공인이라는 것은 알고있지만, 사생활은 조금 보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들이 예쁘게 사귀는 모습을 단지 지켜봐주시기만 하면 안될까요?"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