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1.슈페리어)가 미국프로골프(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총상금 520만달러) 1라운드에서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라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최경주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의 애틀랜타 어슬레틱골프장(파70. 7천213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66타를 쳤다.


6언더파 64타로 단독선두를 달린 무명 그랜트 웨이트(뉴질랜드)에 2타 뒤진 최경주는 데이비드 듀발, 필 미켈슨, 브래드 팩슨, 프레드 펑크, 더들리 하트, 데이비드 톰스(이상 미국), 니클라스 파스트(스웨덴),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등 8명과 함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경주가 PGA 투어 대회에서 1라운드 2위를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 3번째 출전만에 돌풍을 예고했다.


1번홀(파4. 430야드)에서 2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최경주는 2번홀(파4. 471야드)에서 2번째샷이 그린 앞 러프에 떨어져 유일한 보기를범했지만 5번홀(파5. 541야드)에서 4m 버디를 낚아내 흐름을 다시 상승세로 돌렸다.


9번홀(파4. 416야드)에서 드라이브샷이 벙커에 빠져 홀 16m 거리에 겨우 공을올렸지만 최경주는 신기의 퍼팅으로 버디를 만들어내 기세를 올렸다.


12번홀(파5. 547야드)에서도 티샷이 벙커로 향했으나 세번째샷을 무난히 그린에올려 버디를 추가한 최경주는 13번홀(파4. 364야드)에서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한때 공동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이날 최경주는 장타자들에 절대 유리하게 조성된 넓은 페어웨이를 향해 마음껏드라이브샷을 뿜어내는 등 내로라하는 정상급 선수들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특히 자주 벙커에 빠졌지만 절묘한 벙커샷과 자로 잰 듯한 퍼팅을 앞세워 이렇다할 위기없이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최경주는 "코스가 마치 나를 환영하는 듯 했다"면서 "퍼팅이 특히 잘됐고 내일도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올해 메이저대회 챔피언 3명의 맞대결은 듀발의 완승이었다.


10번홀에서 마스터스 챔피언 타이거 우즈(미국), US오픈 우승자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함께 티오프한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듀발은 10번홀부터 내리 3개홀을 버디로 장식하며 앞서 나갔다.


16번홀(파4. 442야드)에서 그린을 놓쳐 보기로 주춤했으나 듀발은 2번(파4. 471야드), 5번홀(파5. 541야드)에서 버디를 추가, 4언더파 66타로 1라운드를 깔끔하게마쳤다.


그러나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더블보기 2개와 보기 3개를 저지르며 3오버파 73타를 치는 망신을 당했다.


10번홀(파4. 439야드)에서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어 보기로 경기를 시작한 우즈는 15번홀(파3. 227야드)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칩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6번홀(파4. 425야드)에서는 빨랫줄같은 멋진 드라이브샷을 날렸지만 9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샷을 어이없이 왼쪽으로 심하게 당겨쳐 또다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도 한때 4언더파를 달렸으나 후반들어 4개홀에서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허물어져 1언더파 69타에 그쳤다.


'메이저 왕관이 없는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미켈슨도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잡아내며 4언더파 66타를 쳐 메이저 무관의 한풀이에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93년 켐퍼오픈 정상에 오른 것이 PGA 투어에서 유일한 우승 경력인 무명웨이트는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단독선두를 달려 최경주와 함께 대회 첫날 '깜짝 선두권'의 주인공이 됐다.


뉴질랜드 축구 청소년 대표선수 출신의 웨이트는 94년 켐퍼오픈 타이틀 방어전을 아들 출산 때문에 불참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그러나 2타차 공동2위 9명, 3타차 공동11위에 12명이 몰리는 등 1라운드는 일대혼전을 벌여 우승 후보는 2라운드 이후에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