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순환이 사라졌다느니,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에는 침체가 없다느니, 주가평가의 고전적 방식은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느니 하는 신경제의 신화들이 허구로 드러난데 이어 이번에는 신경제의 가장 중요한 토대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이 잡지는 최근호에서 지난주 미국의 생산성이 지난 2.4분기에 증가했다는 발표가 있었고 이것이 신경제가 존재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으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잡지는 지난 2.4분기 미국 생산성 향상 발표는 지난 1.4분기의 작년동기 대비 0.1% 증가에서 2.4분기에는 2.5% 증가로 높아졌다는 것에 불과한 데다 분기별 통계는 급등락이 워낙 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1년 단위의 수치로 보면 지난 1.4분기까지 1년간의 생산성 증가율은 2.5%로 나타났으나 2.4분기까지 1년간의 증가율은 1.6%로 오히려 낮아졌다고 잡지는 강조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미국 경제전문가들이 신경제를 믿기 시작한 시기인 지난 99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군 생산성 증가율 통계가 당초 3.4%에서 2.6%로 하향수정됐다는 점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 5년간의 생산성 증가율도 2.8%에서 2.5%로 줄어들었다. 이 2.5% 가운데 일부는 호황으로 인한 일시적 증가로 "경기순환적" 요소가 포함돼 있으며 대부분은 전례없는 IT투자 열풍에 따른 것이라고 잡지는 지적하고 미국의장기 생산성 증가율은 기껏해야 2% 정도라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성 증가율 2%는 지난 20년간의 증가율 1.4%에 비해서는 아직도 축하할만한 변화이며 제1차 산업혁명 기가준의 생산성 증가율 1.5%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나 전기와 자동차의 발명 초기인 1929년까지의 10년간 기록됐던 2.3%의 증가율에는 못미치는 것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과 주식투자가들이 믿어왔던 것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미국이 생산성 증가로 인해 훨씬 더 높은 경제성장 궤도로 옮겨갔다는 믿음 즉 성장잠재력이 높아졌다는 생각은 주가 상승 뿐만 아니라 기업의 과도한 차입도 합리화시켰지만 만약 성장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경우 기업과 투자가들이 내렸던 결정들은 위험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잡지는 경고했다. 또 생산성 증가율 향상은 이윤 확대를 의미하고 이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시켜 미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믿어져왔으나 기업이윤 통계도하향조정 됐다고 잡지는 말했다. 종전 통계로는 올 1.4분기 기업이윤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했으나 8%로 하향 수정됐으며 이는 지난 97년 12%보다 낮은 것일 뿐만 아니라 지난 92년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IT에 대한 많은 투자가 생각보다 수익성이 낮았으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차입이 현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기업이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봤던 주식투자가들의 전망도 어느때보다 어리석게 보이고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신경제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장기전망이 5년전보다 훨씬 좋아보인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단기적으로 볼 때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난 기적을 믿고 너무 많이 투자하고 차입했다는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