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하락에다 대출수요 위축 등으로 마땅한 자산운용처를 찾지 못하는 은행들이 일부 신탁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은 지난 6월부터 '탄탄플러스 신노후연금신탁'을 판매하고 있지만 1개월이 넘은 이날 현재까지 들어온 4백10억원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은행은 자금을 채권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지 않고 모두 콜거래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에 빌려주고 있다. 이 바람에 이 신탁상품의 수익률은 연 3.5%대에 머물고 있다. 금융계는 이와 관련,향후 금리및 주가전망이 불투명해 채권이나 주식 투자를 섣불리 하기 어려운데다 대출 수요마저 급감하고 있는 현 상황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적절한 수요처를 찾지 못해 자산운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 상품은 만기가 1년이기 때문에 아직 남아있는 10개월동안 자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면 당초목표 수익률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흥은행은 시중금리 하락세에 따라 신노후연금생활신탁 판매를 지난 6월25일자로 또다시 중단했다. 조흥은행은 지난 2월말 이 상품 판매를 중지했다가 지난 4월초 상품을 재판매했지만 시장실세금리가 떨어지자 판매창구를 다시 닫아버렸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시장실세금리 변동을 예측하기 힘들어 고객들이 돈을 맡겨도 적정한 수익을 올려주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판매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자산운용처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를 내린 것도 적정한 수익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이 풍부한 자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