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노사분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다국적 에어컨 업체 캐리어(주)가 한국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1일 캐리어 관계자는 "중국내 연간 2백만대의 에어컨 생산능력을 갖춘 '캘론(CALON)사'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며 인수가 마무리되면 광주 공장의 생산물량을 점차 줄이면서 단계적으로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법인세 36억원을 납부하는 등 광주시의 주요 세원이던 캐리어가 이전하면 광주시 재정과 경제에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캐리어가 한국 본사와 공장의 중국 이전을 검토하게 된 것은 잦은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캐리어 광주공장은 지난 4월 비정규직 하도급 노조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공장 관리임원이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되는 등 최근 몇년 동안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 때문에 이 회사 토머스 E 데이비스 사장은 최근 고재유 광주시장을 만나 경영여건이 어려워 버티기가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파카에서 15년간 사장을 지내는 등 한국에서 20년 이상 근무해온 데이비스 사장이 최근 들어 파업 중 공장을 점거하는 등 과격한 근로자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캐리어는 지난 85년 (주)대우와 50 대 50 지분으로 합작한 대우캐리어(주)로 출범했다가 지난해 5월 대우로부터 지분 전체를 인수,순수 외국법인으로 재탄생했다. 공장은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업단지내에 있으며 에어컨,컴프레서,공조기 등으로 매년 2천억원대의 수출과 1천5백억원대의 내수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광주에서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금호타이어,대우전자 등과 함께 지역의 대표 산업체로 꼽히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