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외규장각 도서 2백97권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작업이 실시된다. 양국은 한상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자크 살루아 프랑스 감사원 최고위원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23일부터 사흘간 파리에서 열린 제4차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에서 한국 조사단이 오늘 9월부터 파리에서 실사에 들어간다는데 합의했다. 실사작업은 프랑스가 갖고 있는 유일본 64권부터 시작하며 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사단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시설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의궤(儀軌)를 열람할 수 있게됐다. 실사단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현재 18명으로 구성된 외규장각 도서문제 자문단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규장각 도서와 국내 고문서 교환 방안과 관련, 양측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불정상회담 기본합의 사항인 "유일본 우선원칙"을 문서화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복본이 있는 프랑스 소장 어람용 의궤는 같은 제목의 비어람용 의궤와 교환한다. 그리고 국내에 복본이 없는 유일본은 같은 시기(1630-1857년)에 만들어진 것중에서 한국에 복본이 여러 개 있으나 프랑스에는 없는 다른 비어람용 의궤와 상호대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 도서는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때 약탈해간 고문서로 조선시대 국왕 왕비 세자 등의 책봉을 비롯한 왕실 행사를 기록한 의궤등 이다, 특히 국왕 어람용은 보물급으로 평가된다. 외규장각 고문서의 반환문제는 지난 93년 서울대가 외교부를 통해 프랑스 정부에 공식적으로 반환 요구를 하면서 촉발됐다. 한편 우리 정부는 프랑스에서의 실사작업이 진행 되는대로 이에 상응하는 국내 고문서 선별 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 2백97권의 실사가 완료돼 교환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