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통일'관련 프로가 대체로 구색맞추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3사중 KBS와 MBC의 경우 보도국 통일외교부가 각각 북한관련 소식을 전하는 「북한리포트」(매주 목요일 밤 11시35분)와 「통일전망대」(매주 토요일 오전 7시40분)를 제작하고 있고 SBS는 정규 프로 없이 매주 목요일 오전 6시30분 방송되는 「생방송 모닝와이드」시간에 '평양 2001'코너에서 짧게 북한 소식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KBS와 MBC도 고정 프로를 편성했다고는 하지만 방송시간대가 평일 오후 11시가 넘은 늦은 밤이나 주말 아침 시간대여서 학생이나 회사원 등의 시청자들이 보기 힘든 형편이다. 또 아침 출근시간대에 편성된 북한관련 프로및 코너는 이 시간대의 주시청자층이 주부 또는 노년층임을 의식해 가벼운 화제성 기사에 치중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통일 관련 프로를 담당하는 각 방송 제작팀은 '남북화해'와 '동질성 확인' 및 '통일 대비' 등 통일 관련 프로 제작의 취지에 비춰볼때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고 MBC의 경우 최근 노동조합 측에서 적극적인 프로 개편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통일 관련 프로 제작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시류에 따라 부침이 심한 일반의 관심도와 북한 관련 프로 편성 및 보도 내용에 따른 사회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노력을 주저하고 있다. 「통일전망대」 제작을 맡고 있는 MBC 정일윤 부장은 "제작자 입장에서 프로 확대에 찬성하지만 '전략적 고려'에 대한 방송사 차원의 공감대가 부족한 편"이라며 "가을 개편때 저녁 시간대 편성과 시간 연장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반북적대감이 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민감한 사안을 애써 피하려는 경향도 북한 관련 프로 편성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리포트」앵커인 KBS 백운기 차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민감한 문제여서 좀 더 시일이 지난 뒤에 다룰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을 '미화'하거나 '매도'하는 것을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백 차장은 그러나 "가을부터는 딱딱한 보도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이 즐겁게 북한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