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면서 여름 휴가철을 맞은 투자자도 고민이다. 주식을 계속 보유해야 할지,팔고 휴가를 떠나야 할지 생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취약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크게 밀리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무기력한 여름증시=단기적으로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 한 미국 기업의 실적발표 결과에 따라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4∼5월 시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큰 악재 없이 지수가 540선까지 밀렸다"며 "이는 펀더멘털의 악화보다는 심리게임의 성격이 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지수는 500∼520선 지지 여부를 테스트한 뒤 저가메리트를 바탕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종목이 오르면서 지수가 상승했던 이전 증시흐름과는 달리 지수 관련주가 중심이 돼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시기는 빨라야 8월 초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단기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국을 주시하면서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미국 기업 실적이나 경기지표가 좋게 나오면 반등할 수 있겠지만 8월초까지는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인 반등은 좀더 기다려야=단기적인 주가흐름은 이번주에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전망이다. 김석중 교보증권 이사는 "단기적으로 18일 인텔의 실적발표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펀더멘털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급반등하더라도 일과성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동양증권 알프레드 박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난다면 다른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대체전략이 있어야 하지만 한국 시장만한 데가 없다"며 "아르헨티나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만 치닫지 않는다면 한국 시장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540∼560선에서 서서히 저점을 높여 이달 말께 600∼620선으로 박스권이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목영충 ING베어링 상무는 "3·4분기를 바닥으로 4·4분기 이후부터는 기술주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연말까지 지수 7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투자전략=장인환 사장은 "지수가 550선 아래로 떨어지면 과매도권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매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반기실적 우량주를 중심으로 7월 말∼8월 초에는 전통주,이후에는 기술주를 사서 연말까지 보유할 경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세가 살아 있는 내수우량주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되 바닥권 형성에 대한 확신이 설 경우 가격메리트가 있는 블루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