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소폭 반등, 지수 7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지난주말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와 뉴욕증시 상승에 의존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했다. 제헌절 휴장을 앞두고 미국 증시 변동성 회피 심리로 거래가 침체되고 업종별 특징이 없는 밋밋한 장세가 전개됐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업체 실적발표가 주 중반 이후 예정된 가운데 시장분위기는 급등보다는 하락저지 가능성을 탐색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실적발표가 지수상승을 위한 단기적 심리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국내 기술주의 실적 개선 없이는 하락압력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수출이 지난 3월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인데다 정보기술(IT)업종의 지난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추정돼 시장불안감은 더욱 짙어가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나스닥지수 등 외부변수에 종속돼 등락을 거듭하는 방향성없는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6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보합권을 오르내리는 혼조세를 보인 끝에 70.17에 마감, 지난주 금요일보다 0.59포인트, 0.85% 올랐다. 코스닥50 지수선물 9월물은 1.40포인트, 1.67% 오른 85.20에 마쳤다. 거래가 급감하며 거래량이 다시 3억주를 밑돌아 2억9,264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1조1,390억원에 그쳤다. 금융을 제외한 전업종이 올랐지만 하락종목이 288개로 상승종목 273개 보다 많았다. 이날 외국인은 KTF와 코리아나 등을 중심으로 125억원 순매수하며 이틀째 100억원 이상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매물을 내놓으며 각각 64억원과 20억원 순매도로 마쳤다. KTF와 하나로통신이 3~5% 오르며 지수반등을 견인한 반면 국민카드, LG텔레콤은 내렸다.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가 장중 혼조세를 보이다 막판 매수세를 모으며 6~9% 올랐다. 휴맥스와 엔씨소프트가 내리고 핸디소프트, 한국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쎄라텍, 로커스 등의 대형주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A&D주는 등락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날 상호변경 후 거래를 재개한 일간스포트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IHIC, 모헨즈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반면 한올, 삼한콘트롤스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신규등록주인 코텍이 상한가에 오르고 선도가치주인 윤영은 그간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휴먼이노텍 우선주가 지난 2일 이후 거래일로 열흘연속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스마트카드, 솔루션, 시스템통합, 보안 등 대부분 중소형 테마주는 매수세 분산으로 종목별 등락이 엇갈리는 등 일정한 방향을 보이지 않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 증시 안정으로 급락분위기는 한결 수그러들었지만 남미와 아시아시장의 통화불안은 여전히 급락 요인으로 남아있다"며 "국내 IT 기업의 실적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오는 9월까지는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경고는 코스닥 관련 업체의 위기로 연결된다"며 "일부 내수주와 달리 기술주의 지난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 연구원은 "여기에 설비투자가 감축되거나 지연되고 있어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급락은 아니더라도 추세적 상승으로의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