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목(대기업)에서는 조금씩 온기가 올라오고 있으나 윗목(중소기업)은 여전히 여전히 썰렁합니다"(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장) 창원 기계산업단지는 여천 유화단지나 대구 섬유단지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이다. 평균 가동율이 지난 5월엔 83.9%에 달했다. 올들어 78.1%를 기록한 1월을 빼고는 매월 80%를 웃돌았다. 6월에도 5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설비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표상으로 드러나는 경기와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는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 대기업들이 잘 돌아가고 있어 지표는 괜찮게 나오고있으나 중소기업들은 감산을 염두에 둬야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업체는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 공작기계 자동차변속기 방산용품 등을 만드는 기계업체 위아(옛 기아정기). 창원기계산업공단 1단지에 위치한 이 회사는 두달 전 창사 이래 처음으로 'SS-356'이라는 사원판매제도를 도입했다. 부서별로 3~5명씩 짝을 지워 각 조마다 공작기계를 한대씩 팔도록 배분한 것. 유한식 기계사업본부장(상무)은 "오죽하면 자동차나 TV도 아닌 기계 덩어리를 판매토록 할당했겠느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창원공단 차룡단지 쪽의 덕흥공업. 1988년 설립돼 종업원 35명을 두고 있는 소규모 기계제조 업체다. 정문을 들어서면 먼저 재고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작업장 안에까지 투명 비닐에 덮인 연삭기들이 재고로 대기하고 있다. "현재 재고는 한달반치 생산량으로 적정 수준(한달)을 웃돌고 있다. 재고가 더 늘어나 3개월치에 달하면 조업을 중단해야 할지 모른다"며 권호균 공장장은 말끝을 흐렸다. 반면 대기업인 두산중공업은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호황을 맞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수영 두산중공업 홍보부장은 "발전용 터빈공장은 증설 공사중이다. 현재 연간 터빈 생산능력이 20기인 공장을 올해말까지 60기용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조선업 호황에 선박용 크랭크샤프트 공장규모도 확장키로 했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공작기계의 대명사' 화천기계도 자동차용 엔진실린더블록 생산라인을 증설,범용(수동식)선반 생산라인을 정리할 것이라는 일각의 소문을 일축했다. 김호석 공장장은 "IMF 직후 30%까지 급락했던 공장가동률도 85∼90%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창원기계공단 동남지역본부 관계자는 "6월에 실시한 공단내 창곡단지(11만5천9백37㎡)의 공장부지 매각입찰에서 4.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입주 업체들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아 중소기업들에까지 온기가 전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창원=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