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이 2008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TV생방송으로 전해지자 베이징은 거대한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삼삼오오 모며 맥주파티를 즐기는 등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베이징 시정부는 올림픽 개최가 결정되자마자 텐안먼(天安門)광장과 중화스지탄(中華世紀壇)에서 올림픽유치 기념식을 거행. 진행자는 "오늘은 중국이 건국 50년만에 세계를 향해 죽의 장막을 완전히 거둔 날"이라며 "세계를 향해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보내자"고 선언.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 가족 4명을 데리고 중화스지탄을 찾은 왕산쥔(王善軍.56)씨는 "베이징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오늘처럼 베이징 시민임이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다"고 흥분.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은 "올림픽 외교의 승리"라고 자축. 외교부 동북아과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유럽 등으로 뛰어다녔다"며 "하이난다오(海南嶋)에 불시착한 미국 정찰기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한 것도 올림픽과 관련이 있었다"고 강조. 그는 "이번 올림픽 유치로 중국 내 인권문제가 개선되고, 대외개방 폭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기업인들은 올림픽 특수로 한 몫 잡을 수 있다는 기대로 부푼 모습. 관광업을 하고 있는 화신량(華信良.32)씨는 "그동안 국내 관광에만 치중했으나 앞으로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서울 올림픽의 경우 언제쯤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려들기 시작했느냐"고 묻기도. .일부 베이징 시민들은 올림픽 개최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부작용에 대해 은근히 걱정. 줘지아좡(左家莊)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시민은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부유층들이 집을 사놓고 있다"며 "올림픽이 오히려 서민생활을 더 어렵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 일부 상인은 시정부가 거리정돈을 명목으로 일부 재래상가를 허물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